2022/10/20
 사이코패스는 범죄 분야의 아이돌이다. 그냥 얻어걸린 말이지만, 아이돌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대입해보면 새로운 그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아이돌이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의 판단을 멈춘다. 그리고 그 판단은 자기 자신을 대할 때도 영향을 준다. "와 저 아이돌 멋있네. 아이돌이네.", "와, 저 여자 아이돌은 진짜 예쁘다. 아이돌이잖아." "심지어 똑똑하다! 아이돌 맞네!" 이 말들은 곧 무의식적으로(더 무섭게도) "난 저런 사람들은 아니지"라는 생각을 하게 하며 끝이 난다.  

 조금 억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가정해보자. 사이코패스는 범죄 사건 판단의 아이돌이다. 모든 범죄는 그것이 사이코패스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게 제일 쉽지 않나. 어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그 사람이 타인에 대해 아무 감정도 없고 자기 자신만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괴물 같은 존재다. 단순히 말하자면 그 사람이 괴물이니까 괴물 같은 짓을 했다. 근데 사람은 언제 괴물이 되는가? 괴물로 태어났기에 괴물이 되어가는가 , 아니면 괴물 같은 짓을 할 때 괴물로 다시 태어날까? 적어도 나로서는 답을 알 수 없다. 

 시대마다 강력한 범용성을 갖는 개념들이 있다. 몇 년 전엔 '자존감' 열풍이 불어 모든 게 자존감 탓이었던 것 같다. 내가 불행한 건 내 자존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난한 것도, 내가 고통 받았던 것도 모두 내가 자존감이 부족한 탓이었다. 지금은 가스라이팅의 시대다. 사람들은 뭔가 불쾌한 말을 들으면 가스라이팅이라고 말한다. "뭐야, 그거 가스라이팅 하는 거 아냐?"(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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