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와 범죄자는 동의어일까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10/19
사이코패스 = 범죄자?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새로운 단어를 많이 배워온다. 초등학생들은 말 앞에 무조건 '개'를 붙이는 게 일상이라고 들은 터라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 준비를 무색하게 하는 단어를 배워오기도 한다. 그 중 하나는 변태였고 또 하나는 사이코패스였다. 

"엄마, 사이코패스가 뭔지 알아?"
"응? 너 그런 말 어디서 들었어?"
"친구들한테 들었는데!"
"엄마야 뜻을 알지, 넌 알아?"
"응! 범죄자!"

  아이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 사이코패스는 범죄자라고.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은 사이코패스라고. 아이들이 새로운 단어와 뜻을 배울 때, 특히 아이들끼리 이야기를 하는 경우 이렇게 단정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단정을 짓는다는 건 편견이 만들어지는 걸 의미한다. 세상 모든 편견을 거부하는 내 입장에서는 당혹스럽다. 그러면 말을 고른다. 아이에게 어디에서부터 이야기를 해줘야 할지 몰라 잠시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사실 어른 중에도 사이코패스는 범죄자라거나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는 사실 편견이다.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모두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는다. 범죄자가 모두 사이코패스인 것도 아니다. 얼마 전 신당역 살인 사건을 일으킨 전주환 역시 검사 결과 사이코패스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코패스는 한 사회에서 물리쳐야 할 악의 존재로 규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우리와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사이코패스도 많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그저 한 인간을 괴물로 치부하는 심각한 오류를 저지르게 된다. 단정하는 게 아이만은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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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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