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이 그리운 가을날

joyfulharu
joyfulharu · 문래동 joyfulharu
2023/09/25
가무래기의 樂​/백석
가무락조개 난 뒷간거리에
빚을 얻으려 나는 왔다
가무래기도 나도 모도 춥다
추운 거리의 그도 추운 능당 쪽을 걸어가며
내 마음은 우쭐댄다 그 무슨 기쁨에 우쭐댄다
이 추운 세상의 한구석에
맑고 가난한 친구가 하나 있어서
내가 이렇게 추운 거리를 지나온 걸
얼마나 기뻐하고 락단하고
그즈런히 손깍지벼게하고 누어서
이 못된 놈의 세상을 크게 크게 욕할 것이다
(『백석시전집』. 창작사,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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