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결산, 가치를 좇다 국익을 놓치다
2023/05/08
조성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전 오사카 총영사)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라는 명분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4일~30일 동안 미국을 다녀왔다. 3월 16~17일 방일을 통해 대일 굴욕외교 논란이 일어났고 출발 전부터 미 정보기관의 국가안보실장 도감청 폭로, 외신인터뷰에서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및 중국의 핵심 이익 훼손 발언 등으로 대러·대중 자해 외교로 물의를 일으킨 터라, 윤 대통령의 미국 내 행동과 발언 하나하나에 국민들이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는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 발표된 「워싱턴 선언」과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담겨 있다. 전자가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유지와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후자는 기후변화, 에너지, 디지털 연계성 등의 경제외교 현안과 북핵 대응, 우크라이나 지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항행의 자유 등 안보외교 현안 등 한·미 관계의 현안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손에 잡히는 성과 못 거둔 경제외교
이번 정상회담의 경제 현안과 관련해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흐름 속에서 한·미 양국이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 가장 큰 성과의 하나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과 반도체·과학법(C&SA, 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한국기업의 피해구제, 한국형 원자로의 폴란드·체코 수출을 둘러싼 미국과의 지적재산권 분쟁, 그밖에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미국의 지원 확보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손에 잡힐 만한 성과는 없었다.
무엇보다 최대 관심사였던 경제안보 핵심 현안인 IRA, C&SA에 따른 한국기업의 부담과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미국의 IRA은 중국·러시아 기업에서 조달된 광물이나 부품이 조금이라도...
국익보다 가치를 우선하기로 했다면 그나마 가치동맹인 미국한테 "너네 뜻 따르려다 보니까 우리가 이렇게 손해를 보잖아, 너네 동맹하기 너무 힘든데 이거 어떻게 보전해 줄 거냐" 하는 식으로 두들겨대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충 이랬던 것 같습니다.) 그것마저 못 한다 하더라도 국익보다 가치를 우선시하는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닐 텐데,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선도적 역할을 감당하고자 어떤 가치를 외쳤을 때 각국이 이해관계를 떠나서 진지하게 들어주고 따를 것 같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적으로 카리스마 있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는 치명적인(?) 전제조건이 달리겠습니다만...
국익보다 가치를 우선하기로 했다면 그나마 가치동맹인 미국한테 "너네 뜻 따르려다 보니까 우리가 이렇게 손해를 보잖아, 너네 동맹하기 너무 힘든데 이거 어떻게 보전해 줄 거냐" 하는 식으로 두들겨대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충 이랬던 것 같습니다.) 그것마저 못 한다 하더라도 국익보다 가치를 우선시하는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닐 텐데,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선도적 역할을 감당하고자 어떤 가치를 외쳤을 때 각국이 이해관계를 떠나서 진지하게 들어주고 따를 것 같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적으로 카리스마 있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는 치명적인(?) 전제조건이 달리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