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21세기 ‘신사유람단’, 그리고 노래유람단
2024/05/20
어느 21세기 ‘신사유람단’, 그리고 노래유람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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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각 산지에서 나는 식재료를 오랜 시간 사명감과 진정성을 갖고 생산해온 명인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수고가 담긴 재료를 상품화해 묶어낸” 식품브랜드 회사가 있다. ‘명인명촌’이라는 곳이다. 품질이 우수한 특산품, 무엇보다 식재료에 대한 집념과 철학, 진정성을 갖춘 각 지역 명인을 재조명하는 일이 그 주업이다. 이런 기업의 대표라면 전국을 얼마나 많이 돌아다녔겠으며, 사람은 또 오죽 허다하게 만났겠는가. 그 와중에 허탕도 부지기수에 허명(虛名)에 한탄하며 돌아선 일도 적지 않았겠지만, 그 와중에 보석처럼 빛나는 ‘진국’들도 전국 도처에 깔았으리라. 또 그게 어디 비단 ‘식재료’의 영역 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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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국 인맥 보물 지도(?)를 거머쥔 명인명촌대표님의 아우라에 편승하여 몇몇이 짧은 탐험(?)을 다녀왔다. 고려대 한문학과 송모교수와 그 절친이자 후배 김아무 박사. 나. 이렇게 단촐하게 넷이었다. 출발하기 며칠 전 기타 있으면 가지고 가자고 제안하니 대표님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거 치면서 놀 데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그때 송 교수가 뭐 바닷가도 갈 거 같은데 노래할 데 없겠냐며, 얼마 전 김민기 노래 부르기 번개에 못 가서 아쉬웠다 하며 거들어 기타를 가져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사실상 신의 한 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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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저녁 퇴근 후 출발하여 느지막히 춘천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다락’이라는 닭갈비집이었다. 처음엔 다락방의 은밀한 정다움을 연상했더니 그게 아니라 다락(多樂)이란다. 이 집도 명인명촌에 등장한 집인가 물으니 그건 아니란다. 다락 대표는 한림대 교직원으로 있다가 가게를 열었고, 한림대 교수로 있던 선배가 명인명촌 대표에게 소개해 준 이래 가족과도 함께 찾는 단골이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진단골이 된 데에는 사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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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과는 나왔지만 역사 공부 깊이는 안한 하지만 역사 이야기 좋아하고 어줍잖은 글 쓰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