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천만원 줘보자” 사채왕이 ‘우리편’을 만드는 법[사채왕과 새마을금고 3화]
2024/04/19
“돈을 좋아하는 놈을 찾으라니까. 나는 그런 애들 좋아해. 돈 좋아하는 놈들.”(김상욱)
1500억 원대 불법대출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제아무리 ‘사채왕’일지라도 김상욱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청구동새마을금고 전종남 당시 상무와 무궁화신탁 김재민 당시 대리를 공범으로 만들었다. 이들이 삼각편대를 이루고, 대출모집책-감정평가사-법무사사무소 사무장 등이 한 몸처럼 움직였다. 어느 한 곳에서라도 삐끗했다면 ‘작업’은 성공할 수 없었다.
김상욱과 공범들은 경남 창원시에 있는 KC월드카프라자 하나를 가지고도 약 800억 원의 불법 부동산 담보대출을 일으켰다. 불법대출 규모는 총 1500억 원. 부실화된 청구동새마을금고는 뱅크런 사태에 휘청거렸고, 결국 문을 닫고 이웃 금고로 합병됐다. ‘서민금융’을 내세웠던 새마을금고는 부정과 부실의 오명을 뒤집어썼다.(관련기사 : <새마을금고 뱅크런의 진실, ‘사채왕 리스트’에 있다>)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의 장본인인 ‘사채왕’ 김상욱. 그는 어떻게 공범들을 포섭해서 역대급 규모의 불법대출에 성공했을까. 사채왕의 ‘비결’은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입수한 900여 건의 통화 녹음 속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셜록은 사채왕 김상욱과 공범 김재민의 통화 녹음파일 900여 건을 빠짐없이 확인했다. 아래에 인용한 대화들은 모두 지난해 3월에서 8월 사이 두 사람이 통화한 내용이다.
김상욱 : “이 새끼(금융기관 직원 지칭) 얼마나 줄까?”
김재민 : “저는 이런 걸 줘본 적이 개념이 없습니다.”
김상욱 : “내가 줄게. 한 3000만 원 줘보고.”
김재민 : “그렇게나 많이요?”
김상욱 : “나에 대해서 대충 얘기했지? 우리나라 큰손이라고. 우리 편으로 만들지 뭐.”
김상욱은 공범이 될 만한 금융기관의 대출 담당자를 물색했다. 무궁화신탁 김재민 대리 등으로부터 “돈 좋아하는 놈”을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