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석대는 나를 왜 때렸을까?

남함페
남함페 인증된 계정 · 페미니즘, 성평등, 남성성
2023/10/30
22화 <엄석대는 나를 왜 때렸을까?> by 태환
벌거 벗은 남자들 : 새로 쓰는 남성 섹슈얼리티

• 이 프로젝트는 기존 남성 섹슈얼리티의 재탕이 아니라, 새로 쓰는 남성 섹슈얼리티다.
• 편견과 왜곡, 위계와 대상화로 가득한 남성 섹슈얼리티의 실체를 고발하고 비판해야 한다.
• 그 자리를 더 나은 질문과 고민을 통과한 남성 섹슈얼리티의 탐구로 채워야 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남성의 내부고발, 실제적인 경험,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 앞으로 연재될 21화 ~ 25화는 학창시절을 둘러싼 남함페 5인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 이 글에는 인터넷 용어 또는 혐오 표현을 직접 인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차별과 혐오의 재생산이 아닌 비판에 그 목적이 있으며, 가급적 사용을 지양하려 노력하였음을 미리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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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글에는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폭력을 묘사하는 표현과 문장이 등장합니다.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상처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모든 분들께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unsplash

그 날의 기억

무릎 꿇었다. 제발 때리지 말아달라고. 그리고 내가 잘못했다고. 그러자 그는 안경을 벗으라고 했다. 손을 모아 빌며 제발 때리지 말아달라고 애원했다. 그는 남자새끼가 자존심도 없냐고 비웃으며, 일어나 스파링 자세를 잡으라고 했다. 땅을 짚고 일어나니 얼굴로 주먹이 날아왔다. 얼굴을 움켜쥐니 허벅지를 걷어차였다. 몇 번이나 걷어차이다가 비틀대자, 그들은 재수없으니 꺼지라고 했다.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길거리를 걸었다. 어느 아파트 상가, 아무도 오지 않는 후미진 계단 구석에 주저 앉아 소리죽여 울었다. 그리곤 생각했다. 부모님께는 어떻게 말하지? 내일 학교는 어떻게 가지? 학교가는 게 죽는 것보다 더 싫다.

다음 날 교실 문을 열었을 때 남성 친구들이 우르르 모여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낄낄거리는 소리, 우와 감탄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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