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을 응원하는 글쓰기 워크샵 11. ‘막다른 길’이 아니라‘ 막 다른 길’에서
2024/03/27
드라마 차기작 준비 중에 예고에 없던 글쓰기 워크샵을 진행하게 된 계기는 나 역시 인생 2막 후반전을 코앞에 두고 전환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인생 2막 전반전에는 ‘돌봄’과 ‘작업’ 사이에서 고군분투해 왔다면, 인생 2막 후반전에는 ‘스토리텔링이라는 도구’가 픽션을 완성하는 기술로만 쓰이지 않고 현실에서도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찾고 싶었다. 얼룩소에 온라인 글쓰기 워크샵 형식의 글을 연재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인생 2막을 응원하는 글쓰기 워크샵> 연재도 하나의 서사로 바라본다면, 계획한 대로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는 것이 일상이겠다. 7회차 삶이 우리에게 주먹을 날릴 때와 8회차 인생 서사 구성의 9단계 사이에 긴 공백이 있다. 결정적인 사건이 연재 루틴을 뒤흔들어 놓은 것이다.
지난 해 연말, 갑작스런 부고는 차마 현실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인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남편을 통해서 소식을 듣곤 했다. 남편은 고인과 영화 작업을 몇 편 같이 했고, 동갑이라서 서로 말을 놓았다고 했고, 고인의 부부도 우리 부부처럼 동갑이었고, 우리처럼 아들 형제의 부모이기도 했다. 이런 연결고리 덕분에 평소에 고인은 물론 가족 전체를 응원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의 부고는 남의 일 같지 않았고, 충격은 서늘하고 깊게 스며들었다. 그에게 멈춰버린 시간을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그들 가족이 생각났다. 남편과 아빠의 부재를 안고 살아가고 있을 남겨진 가족들 생각이 떨쳐지지 않았다.
이야기는 구조 작업이다.
(존 버거)
기도문처럼 외우고 살아가는 문장이 목에 탁 걸렸다. 과연.. 스토리텔링이 삶을 구조할 수 있을까, 다시 질문이 시작됐다. 보통의 일상을 뒤흔드는 결정적인 사건이 찾아오면서 서사는 본 궤도에 오른다. 연재를 계속 하느냐 마느냐, 갈림길에 섰다.
비보가 들릴 때마다 참담하다. 살아가며 여러 생을 살아가는 일이 배우라는 직업이다. 극중의 삶은 반드시 성장 서사 끝에서 최선의 도착지에 이른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 서사는 길을 잃곤 한...
영화 <작업의 정석> 드라마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 <부암동 복수자들>, <나의 위험한 아내> 다큐멘터리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1,2>,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책 <돌봄과 작업2> 글쓰기 워크샵 <내 삶을 스토리텔링 하는 글쓰기>, <전환기를 맞은 여성 글쓰기 워크샵: 인생은 전반전보다 후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