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인가?

이종철
이종철 · 전문 에끄리뱅
2024/03/27
1. 내가 너무 단편에 치중을 하는 느낌이 들어서 이제 중편으로 글을 늘려 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주제가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행복론'이다. 이 행복론을 통해 동서고금의 행복에 관한 사상을 두루 살피면서 나 자신의 생각을 전개해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쓰려고 하니까 운을 떼기가 힘들다. 그런 사상들을 아무리 거론해도 당장 나에게 "당신은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이 들어오면 어찌 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주제는 다른 이들의 생각도 중요하고 객관적인 기준도 있겠지만 그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주관적인 '느낌'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행복에 관해 구구절절이 쓴다 해도 주관적으로 불행하고 비참하다는 느낌이 들면 그 괴리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주관적인 느낌과 관련해 "당신은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현재의 나보고 답변하라고 한다면 나는 '그렇습니다.'라고 선뜻 답할 수 있다. 현재의 나의 처지가 궁핍하다 할지라도 내가 현재 느끼는 주관적 행복의 수준이 상당히 만족스럽다. 현재의 나의 한 달 경제적 수입은 그야말로 쥐꼬리도 되지 않는 연금 몇 푼뿐이다. 고령자의 기초 연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아내가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그것마저 받지 못한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외출을 삼가던 버릇으로 바깥에 나갈 일이 별로 없어 돈 쓸 일도 별로 없다. 한 달에 차를 이용하는 기름값이 5만 원이면 충분할 정도이니 말할 필요가 없다. 또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몸도 오히려 예전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사람들을 별로 만나지 않다 보니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별로 없고, 어쩌다 통화를 할 때는 오히려 그 목소리가 반가울 정도다. 집이 독서실이고 연구실이다 보니 그만큼 책을 읽는 시간, 영화를 보는 시간, 글을 쓰는 시간 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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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비판》와 《일상이 철학이다》의 저자. J. 이폴리뜨의 《헤겔의 정신현상학》1(공역)2,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전4권을 공역했고, 그밖에 다수의 번역서와 공저 들이 있습니다. 현재는 자유롭게 '에세이철학' 관련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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