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가물과 색소로 범벅이 된 통조림",세계를 점령한 중국산 농축토마토
2023/04/03
장바티스트 말레 / 언론인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주도 우루무치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가는 길목, 우쑤시 부근에 면적 35묘(중국 단위, 1묘=약 666.67㎡, 즉 35묘는 약 23,333㎡)의 토마토 밭이 있다. 토마토를 수확하는 일꾼들 대부분은 쓰촨성 출신이며, 위구르족도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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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들 중 14세 소녀가 칼을 머리 위까지 들더니, 무르익은 토마토가 주렁주렁 달린 줄기를 단칼에 잘라낸다. 옆에서 한 일꾼이 잎이 무성한 줄기를 한데 모아 세차게 흔든다. 그러자 토마토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후두둑 땅에 떨어진다. 토마토 밭에 빨간 줄과 녹색 줄이 짙어진다. 일꾼들은 계속 허리를 굽혔다가 펴면서 커다란 비닐자루를 가득 채워간다. 이들 중 정식으로 고용된 직원은 없다. 25kg들이 자루를 채우는 노동의 대가로 2.2위안을 받을 뿐이다. 2.2위안이면 30상팀(유로센트)이므로, 1kg당 1상팀(유로센트)을 조금 넘는 셈이다. 한 인부는 아내와 같이 일하면 하루에 170자루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1인당 일당이 25유로인 셈인데, 이는 2000년대 초에 비하면 10배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이탈리아제 수확기계가 수입됨에 따라, 인부들은 수확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세계로 가는 중량당업의 ‘수출용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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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밭 한쪽 구석에서는 소작농 리 씨가 수확작업을 감독하고 있다. 수확한 토마토는 당일 저녁 트럭에 실어 중량당업 공장으로 운송된다. 그러나 리 씨는 이후 작업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인부들과도 서로 잘 모른다. 용역회사가 보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중량당업은 리 씨에게 수확률이 높은 하인즈의 토마토 종자를 공급한다. 그러면 리 씨는 동봉된 설명서 그대로 재배해야 하며, 그 수확물은 협상된 가격에 중량그룹의 자회사인 중량당업에 판매된다. 중량그룹(중국국영 식품기업)은 중국 최초의 토마토 가공회사로, 미국의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한다. 마오쩌둥 시대에 설립된 수많...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