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어요!

김시아 · 차가운 키보드와 뜨거운 글
2021/12/08
공무원증을 건 이들이 물 밀듯이 가게로 들어온다.
그 중에는 나보다 한참 어려보이는 옷차림의 공무원도 보인다.

엄마와 나는 세종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세종청사가 바로 옆에 있어서 고객은 대부분 공무원이다.
세종시는 정말 조용한 곳이라 주말에 쉬는 가게가 많은데
오히려 평일 점심과 저녁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공무원의 시간표에 맞추어 상가들이 운영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세종시는 말 그대로 공무원의 도시다.

정말 어린 공무원 고객이었다.
각 잡힌 정장이 어색해보이고 옆으로 맨 가방끈이 자꾸만 흘러내리는 것 같다.
얼굴에는 만족과 안정보다는 힘듦과 무게가 보였다.
이번에 온 고객도 저번에 만난 새내기 공무원처럼 표정이 좋지 못했다.
홀로 1인석에 착석해 김밥 한 줄을 시킨다.

중학교 은사님을 만나러 갔다.
졸업한 지 10년이 다 되는데도 꾸준히 연락을 이어오고 있다.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 중에 충격적인 말이 있었다.

"예전에 기술 배우려던 친구들이 00고등학교에 갔는데 지금은 공무원 특별반 때문에 가"

무서웠다.
적어도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에는 좀 더 자유롭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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