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대군 세조의 MBTI는 무엇일까?

초희
초희 · 먼 과거 타인의 삶을 큐레이팅합니다.
2023/11/26
오대산 선재길,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는 전나무 숲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아름다운 이 길은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가 되어 한참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 나무, 저 나무를 헤치며 조금씩 오르다 보면 오대산 사고 터를 먼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기록의 나라 조선은 역대 왕의 치세를 시간 순으로 정리하여 역사책을 펴냈는데요. 바로 그 유명한 조선왕조실록입니다. 조선 정부는 행여 예상치 못한 화재로 귀한 기록이 사라질까 두려워 전국에 4개의 사고를 지어 실록을 나눠 보관했지요. 오대산 사고가 그중 하나입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입니다. 풀 내음, 나무 내음에 취해 다시 길을 오르다 보면 작고 소박한 절, 상원사에 도착하게 됩니다. 

치악산 남대봉 아래에 위치한 상원사는 신라 시대 때 지어진 먼 옛날의 절입니다. 수양대군, 세조가 사랑했던 절로도 유명하지요. 말년에 심한 피부병으로 고생한 세조는 상원사로 행차하여 요양하곤 했다고 전해집니다. 당시 세조가 목욕할 때마다 옷을 걸어 두었었다는 관대 걸이도 오늘날 전하고 있습니다.
관대 걸이(출처: 문화재청)

상원사에는 세조와 관련된 2가지 이야기가 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상원사를 방문한 세조를 죽이고자 불단 밑에 자객이 숨어 있었는데, 갑자기 고양이가 나타나 세조의 옷깃을 끌어당겨 세조를 구하였다는 일화입니다. 고양이를 기특하게 여긴 세조는 강릉 지방에 '묘전(고양이의 땅)'이라는 이름의 땅을 내려 주었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상원사 앞의 계곡물에서 목욕하던 세조가 문수동자를 만나 피부병이 깨끗이 나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문수동자는 불교에서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입니다. 보살은 극락에 가는 걸 포기하고 이 세상에 남아 가엾은 중생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이지요.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출처: 문화재청)

그런데 왜 상원사에는 이처럼 세조와 관련된 영험한 이야기가 둘이나 전하게 된 걸까요? 아무리 병을 고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첩첩산중의 절 말고도 다른 좋은 곳도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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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사학을 전공했습니다. 전시 큐레이터를 거쳐 지금은 교육계 기업에서 역사 교과서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일을 합니다. 누구에게나 쉽게 가닿을 수 있는 F력 넘치는 역사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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