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초

joyfulharu
joyfulharu · 문래동 joyfulharu
2023/09/13
joyful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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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초입니다.
지난 비와 간밤의 바람으로 꽃들을 떠나보냈습니다.
나의 몸에서 가장 빛나던 꽃을 떠나보내고 나니, 살고 있는데, 숨 쉬고 있는데 실감이 나질않습니다.
초록줄기에 빛이 닿습니다. 간지럽습니다. 바람이 붑니다. 흐느적거립니다. 나의 흔들림에 지나가던 아이가 춤을 춥니다. 분홍레이스가 예쁜 아이가 노랫소리를 내며 내게 눈을 맞춥니다. '아이 예뻐라! '
내가 아이에게 해줄 말을 아이가 내게 해줍니다. 풀생에 처음 들어보는 감탄의 언어입니다.
꽃을 보내고나선 난 생을 잃은 마른 풀이었습니다.
풀생 처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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