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거구제에 대한 몰이해가 낳는 '국민의힘 170석'론

라인란트 · 독빠밀덕 아닙니다
2024/03/11
한국경제 기사에 삽입된 그래프. 통계적 근거는 물론 없다. (출처: 한국경제)
최근 국민의힘의 총선에서의 우세를 기정사실화하는 '선거 전문가'들이 매스컴을 자주 타곤 한다. '국민의힘 170석'을 수시로 호언장담하는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이 대표적이다. 엄 소장의 예측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룬 한국경제 기사를 보면 위와 같이 그래프까지 삽입하면서 마치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예측인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  엄 소장이 나름대로 우리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비공개 데이터에 기반해 예측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나, 일단 기사만 봐서는 분석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가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데이터가 근거로 제시되지 않는 '감'에 근거한 예측은 나도 할 수 있다.

이재명 대 한동훈 대선을 하는 것이라면야 전국 지지율을 보면 누구든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국회의 의석 대다수는 소선거구제에 근거해 배분된다. 254개 지역구에 다 다른 후보가 나와서 경쟁하고, 그 결과의 총합이 각 당의 의석이다. 달리 말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총선 대결은 이재명과 한동훈의 정면 대결이 아니라 254개 지역구에 나서는 후보들 간의 대결이다. 총선 '의석 수'를 예측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것을 이해한다는 전제 하에서 유효한 예측이다.

국민의힘 총선 승리의 방정식

그렇다면 소선거구제 하에서, 엄 소장을 비롯한 '선거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대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완승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구들을 공략해야 하는가? 편의상 20대 대선(47.83% vs 48.56%)의 결과를 그대로 총선 선거구에 대입해 보겠다.
22대 총선 지역구별 21대 대선 승패. 진한 색은 21대 총선과 비교해 승리 정당이 바뀐 곳이다.

위 시나리오에서 국민의힘은 지역구 133석,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21석을 얻는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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