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플랫폼, 정말 법조서비스의 문턱을 낮출까?
지난주에 학부생 시절 같이 단기 해외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모였다. 다양한 전공, 다양한 직업을 가진 친구들이 모였는데, 공교롭게도 의대를 졸업하고 대학병원에서 인턴 중인 친구도 왔다. 최근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한 그 이슈에 대해 굳이 말하지 않으려 했건만, 하필 공대 대학원생 친구가 지적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 의사 친구에게 의대 증원 이슈에 대해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의사 친구도 나름대로 최선의 답변을 하려고 했는데, 공대생 친구에게는 그리 만족스러운 답변은 아니었던 것 같다. 논쟁하면 빠지지 않는 나도 본의 아니게 참전(?)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법조시장에 대한 얘기를 조금 했다. 사법시험에서 로스쿨로 양성체계가 바뀌고 법조인력배출도 늘어나게 되면서, 과거에는 사내변호사를 채용하지 않던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 그리고 여러 공공기관에서 변호사를 채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법률서비스의 접근성이 향상되었다는 취지였다.
그런 얘기를 하다 보니 ‘로톡’과 같은 이른바 법률플랫폼에 대한 얘기로 이어지게 되었다. 공대 대학원생 친구가 '왜 변호사들은 법률플랫폼에 호의적이지 않냐'라고 물었다. 내가 변호사들의 대변인같은 존재는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주워듣는 얘기나 변호사 커뮤니티 사이트 눈팅을 통해서 알게 된 논리들을 얘기했다. 그 친구는 '기득권을 위해 혁신을 막는 게 의사랑 똑같네'라고 말했다. 사실 나도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법률플랫폼을 논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나도 언젠가 서초동 개업변호사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으므로 이 논쟁이 남 일 같지가 않다. 그러나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법률플랫폼 이슈에 대해 말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우선, 내가 법률플랫폼에 호의적이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 차원, 사익적 측면과 공익적 측면에서 말할 수 있다. 우선 사익적 측면에서 말하자면, 법률플랫폼은 많은 개업변호사들의 수익성을 떨어뜨린다. 플랫폼의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서 플랫폼에 엄청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