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 막차론"을 아십니까 : 2023년, 대학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
2023/06/06
학생운동 막차론. 말 그대로 ‘학생운동은 이제 막차를 탔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다. 17학번인 필자도, 10년대 초반 학번인 선배도, 20년대 초반 ‘코로나 학번'인 이들도 스스로가 ‘막차'라고 생각했지만… 이 버스, 이상하게도 막차의 노선이 제법 길다.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간 지금, 2023년에도 여전히 캠퍼스를 바꾸기 위해 싸우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연대는 약해지고 느슨해졌을지언정 끊기지는 않았다. 막차를 넘어 N버스, 아니 새로운 ‘첫 차’를 탄 대학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학생운동, 재도약할 수 있을까?
2022년 가을, 열 명 남짓의 대학 활동가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운동 재도약을 위한 모임(이하 재도약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일상을 회복하고 활동을 재개하려는 활동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공동체였기 때문이다. 4차례 진행된 재도약모임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는 시간, 현재 학생운동이 당면한 문제를 정의하고 탐구하는 시간,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 등으로 구성됐다.
2010년대 초중반 학번부터 22학번까지. 대학언론, 학생회, 노학연대, 인권위원회, 정당 조직, 퀴어 동아리, 여성주의 단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연령대의 활동가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경험에 기반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공유되었다. 활동 시기와 영역을 막론하고, 이들이 진단한 문제점은 유사했다. 코로나 이전부터 존재하던 고질적인 문제들이 관계의 단절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극대화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단절된 학생사회의 재연결과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재도약모임을 통해 참가자들은 ‘전국의 학생 활동가들을 연결하는 상호 부조 커뮤니티'를 건설하여 느슨한 연대의 네트워킹을 지속하는 것을 목표로 상정하고, ‘재도약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의 활동 시작을 알렸...
청년 여성들의 노동 기록 프로젝트 '소란', '싸우는여자들기록팀' 소속으로, 사소하다 여겨진 이야기를 글로 씁니다. 숙명여대 노학연대 '만년설'에서 활동했고, 대학 활동가들의 모임 '재도약네트워크' 일원입니다. 정의당 전국위원이고, 서울 마포에서 활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