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받다가, 홍수피해 돕다가..

최창민
최창민 · 일과 삶, 마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2024/05/28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김광석이 노래한 <이등병의 편지>를 홀로 흥얼거렸다. 기차를 타고 진해로 갈 작정이었다. 역 앞에서 부모님과 인사했다. 
 
최창민 찍음(2024.5.28. 서울 하늘)

“잘 다녀오겠습니다.”

그날도 하늘은 푸르렀다. 걱정은 좀 됐겠지만, 부모님도 생각보다 슬퍼하지 않았다. 당연히 군대 갈 나이가 됐으니.
   
무궁화호 기차는 철컹철컹 잘도 달렸다. 기차가 이렇게 빨랐나. 천천히 가면 좋으련만.
   
진해 허름한 여관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입영소로 향했다. 을씨년스러웠다. 한 달 전에 입소한 선배들이 얼차려를 받고 있었는지, 운동장에서 먼지를 일으키며 훈련받고 있었다. 살을 에는 겨울 바람이 볼과 목을 스쳤다. 어깨가 떨렸다. 손을 마지막으로 바지춤에 넣었다.
   
훈련병 생활은 압박의 연속이었다. 조금이라도 잘못할 땐, 심한 말을 들었고, 한밤에 군장을 매고 운동장을 돌기도 했다. 12시 넘어까지 잠을 못 자고 얼차려를 받은 적도 있다. 
   
훈련을 잘 소화하지 못하면 나머지 훈련을 받았다. 나머지 훈련이라기보다는, 추가적으로 고통을 주는 방식이었다.
   
해군 훈련 중에서 악명 높은 게 있는데, 바로 ‘소이동’이라는 훈련이다. 배 타는 해군은 멀미에 강해야 한다. 멀미에 대비하는 훈련이라고 한다. 운동장에 하늘을 보고 반듯이 눕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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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과 국회, 공공영역에서 15년간 일했습니다. 사유하고 꿈꾸고 '내 마음'을 살피며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작가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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