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 거지'라는 말

최창민
최창민 · 일과 삶, 마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2024/05/29
초등학교 6학년 졸업 때, 6년 개근상을 받은 친구가 있었다. 나도 학교를 거의 빠지진 않았지만 6년 내리 개근을 한 건 아니었다. 시골길 걸어서 왕복 2시간 걸리는 거리여서, 비가 많이 오거나 추위로 살이 오그라들 때면 종종 학교에 빠지고 싶었다.
   
90년대 초중반이었으니까, 그땐 개근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부러웠다. 나는 매일 학교를 오지 못한 것이 약간은 부끄러웠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2564689?sid=102
(뉴시스, 2024.5.24 기사, <"아빠, 친구들이 나보고 '개근거지'래"…펑펑 운 초4 아들>)

기사에서 ‘개근 거지’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개근했는데, 거지라니. 매일 학교가는 게 부끄러운 일인가. 마흔이 넘은 감성에선, 선뜻 공감이 안 갔다.
   
딸아이가 6학년이다. 열셋 사춘기가 올까말까하는 나이다. 딸아이가 몇 번 얘기한 적이 있다. 
   
“엄마아빠, 다른 친구들은 주중에 학교 많이 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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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과 국회, 공공영역에서 15년간 일했습니다. 사유하고 꿈꾸고 '내 마음'을 살피며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작가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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