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케네디의 <라스트 캠페인>
2021/11/12
캠페인이라고 하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그들은 ‘국산품을 애용합시다’나 ‘독도를 지킵시다’ 같은 구호를 외치며 어깨띠 두른 사람들을 떠올리는 듯싶다. 구호를 ‘박근혜를 석방하라’, ‘세월호를 기억하자’로 바꿔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캠페인은 캠페인일 뿐이니까. 잠시 소란스럽다가 오랫동안 잠잠하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 하지만 지나고 나면 크게 변한 건 없으니까.
하지만 캠페인은 흔히들 생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며 정치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이 말은 원래 군사 용어로 사용되었다. 전쟁의 일정 단계를 구성하는 일련의 군사 작전이 그것이다. 정치 영역에서 캠페인은 특정한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 펼치는 일련의 조율된 행동 프로그램이다. 그 행동에는 대의를 위한 입장의 개진과 그 입장을 뒷받침하는 교육, 조직, 선전, 시위, 동원 등 정치 활동의 거의 모든 요소들이 망라되어 있다. 전쟁에서나 정치에서나 캠페인의 누적된 성과는 공동체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선거 캠페인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아니 정부 권력을 얻기 위해 시민-유권자의 지지와 성원을 호소하는 활동이기에 민주주의 정치에서는 특히나 더 중요하다. 다만 선거 캠페인에도 그 나름의 특성은 있다. 인물, 즉 한 사람의 이름과 외모, 삶의 이력과 태도가 그의 정책 공약과 함께 모든 활동의 초점이 된다. 함께 하는 정당이 강한 경우라도 부담은 덜겠지만, 이런 특성에 큰 변화는 없다. 리더/후보는 캠페인의 선봉에 선다. 동료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기 위해 이슈와 정책을 말하고, 그의 말과 행동이 신뢰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며, 거꾸로 상대 후보는 그렇지 않음을 알리고자 한다.
<라스트 캠페인>(서스턴 클라크 저, 박상현 역, 2020, 모던아카이브)
0. 분열과 대립, 냉소와 비아냥 속의 선거운동
0. 분열과 대립, 냉소와 비아냥 속의 선거운동
<라스트 캠페인>은 우리가 익히 아는 존 F. 케네디의 동생이자 케네디 행정부 시절 법무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케네디의 선거 캠...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고, 서울시의회 입법조사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역서로는 <운동은 이렇게>(역서, 2021), <논쟁으로서의 민주주의>(공저, 2013), <미국 헌법과 민주주의>(공역, 2016), <절반의 인민주권>(공역, 2008)가 있습니다.
이 책을 트레바리에서 함께 보았는데, 당시 사실 읽다 말았어서~ 가이드 삼아 끝까지 보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