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 노년생활]노령의 부모가 갑자기 아플 때 일어나는 일

조유리_다나
조유리_다나 · <그런 엄마가 있었다> 작가
2024/04/26
-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로 생각해보는 돌봄의 몫

사진 출처 : 씨네필운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시선
지방에서 혼자 거주하던 할머니 말임 씨(김영옥 분)가 오래된 주택 옥상 계단에서 내려오다가 그만 굴러 떨어진다. 그리고 팔이 부러져 병원으로 실려간 말임 씨. 갑자기 누군가 자신을 해친다고 말하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른다. 잠시 섬망–질환이나 약물로 인해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심한 과다행동과 생생한 환각 등이 일어나는 증상-을 겪은 것. 수술 후 퇴원한 말임 씨의 집에는 서울에 사는 아들 종욱(김영민 분)이 고용한 요양보호사 미선(박성연 분)이 찾아오고 거실에는 CCTV가 설치된다. 말임 씨는 ‘뭐하러 돈을 내고 사람을 부르느냐’, ‘혼자서도 살 수 있다’고 고집을 피워 아들과 갈등을 겪다가도 살뜰하게 자신을 챙기는 듯한 미선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다.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의 이야기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너무 일상적이기에 영화 소재로는 상상하지 못했던 주제를 너무도 생생하게 스크린에 담아냈다는 사실에 정말 놀라웠다. 영화는 나이 들어가는 부모가 갑작스레 병원 신세를 지게 된 이후라면 그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혼란과 혼돈의 갈등을 생생하게 풀어냈던 것. 또한 그 안에 실제 노인요양 관련 제도가 실제 생활에 적용되는 모습도 담겨있다. 
   
말임씨를 돌보는 요양보호사 미선의 모습은 다분히 다중적이다. 멀리 사는 자식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믿음을 주는 반면 말임 씨의 물건에 손을 대는 등, 슬쩍슬쩍 나쁜 짓도 감행한다. 와중에 기억력이 깜빡깜빡하고 자주 변덕이 생기는 말임 씨의 증상에 아들 종욱은 미선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자신의 어머니를 돌보는 그녀를 불신하기도 어려운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요양보호사 일을 하는 동시에 자신 또한 오랜 지병을 앓는 친엄마가 있는 자식이기도 한 미선을 관객들조차 선인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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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육아, 교육 분야의 잡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결혼 후 힘든 육아와 부모의 질병을 겪으며 돌봄과 나이듦에 관심 갖고 사회복지를 공부한다. 저서는 친정 엄마의 10년 투병에 관한 이야기이며 본명과 함께 다정한 나이듦을 뜻하는 '다나'를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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