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함께하는 현재학] 우리는 박정희 체제를 극복하였는가? (feat.김우재 박사의 <과학의 자리>)

서형우
서형우 · MZ문인
2024/07/05
[오늘과 함께하는 현재학]은 사적 경험인 '오늘'과 공적 논의의 무대인 '현재'가 함께 이어졌으면 하는 취지에서 기획한 콘텐츠입니다. 공적 논의의 중심이 평범한 사람들의 사적 경험으로 이동되었으면 하는 소망에서 시리즈를 기획하였습니다. 현재를 다룬 책에 대해 독서 토론을 하며 서로가 느끼는 오늘을 함께 공유한 경험을 정리하며 글을 썼습니다.


박정희 체제와 '과학의 자리'의 부재

한국의 경제가 성장한 여러 요인을 보지 않고, 박정희 개인의 리더십만을 강조하는 것은 박정희 씨 개인이 독재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논리이다. 실제로, 한국이 지정학적인 위치 속에서 받은 미국의 원조, 동양적 사고에서 이미 만들어진 국가공동체 의식과 중앙권력에 대한 인정, 그리고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잘 살고싶어했던 마음, 그리고 그전에 이미 끝내놓은 토지개혁으로 없어진 지주계급의 기득권, 지나간 이승만 정부의 기초 교육에 대한 투자까지 많은 요소가 한국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그래도 박정희 개인이 독재자라 하더라도 나는 그를 이북의 독재자들과 동급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그래도 그의 행정부가 여러 시스템을 당시 당면한 과제에 나름대로 알맞은 체제로 만들어서 경제 발전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개인의 영광을 위해 국가 전체의 시스템을 경제 발전과 보편인권에 해가 되는 체제를 만들어놓은 북한의 독재자들과는 질이 다르다.
   
그러나 하나 확실히 해야 하는 것은 박정희 정부가 아무리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당시 국가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시스템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개발도상국에 맞는 목표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론사회학자 김덕영 박사는 박정희 정부가 만든 시스템을 ‘환원근대’라고 비판했다. 한국의 근대화는 국가와 소수의 특혜받는 기업인 재벌이 동맹을 맺고 진행하였으며, 경제적 근대화를 근대의 표본으로 삼았다. 그리고 경제적 근대화의 효율적 진행을 위해 사회적 근대화나 문화적 근대화는 오히려 막아버리는 전략을 취했다. 근대의 핵심은 분화와 개인화이지만,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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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은 정당한 것을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할 정당한 것을 MZ의 감성으로 풀며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일에 관심있습니다. 개개인들의 사적인 경험들이 사회의 공론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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