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죄책감 - 임철우의 <직선과 독가스>(1)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05/17
임철우, <직선과 독가스>


5.18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죄책감(1) - 임철우의 <직선과 독가스>
   
5월의 광주는 여전히 아프다. 『직선과 독가스』는 현재진행형인 아픔을 이야기한다. 이 소설을 쓴 임철우는 5.18 당시 대학생으로 광주의 그 현장에 있었던 소설가이다. 청년기에 많은 죽음과 투쟁을 경험하고 목격했기에 그의 많은 작품들은 5.18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직선과 독가스』는 1980년 당시에서 불과 4년밖에 흐르지 않은 1984년에 쓰인 소설이다. 5.18을 다룬 다른 소설들에 비해 이른 시기에 쓰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운동 직후의 초기적 트라우마와 정신적인 고통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이 소설의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주요한 정서는 죄책감이다. 이 소설은 1980년 5월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에 초점을 둔다. 5.18 당시 투쟁에서 시간적으로 조금 벗어난 1984년, 그 이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느끼는 죄책감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다. 작가 임철우는 5.18은, 그리고 광주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그 고통이 지금의 자신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때의 비극의 역사가 우리의 현재라고 고백하는 작가이기에, 자신을 포함한 살아남은 자들이 고통의 몫을 나눠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경험하지 않은, 현 20-30대는 민주화를 위한 투쟁 그 자체의 과정에 익숙하고 이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감정은 떠올리기 어려울 것이다. 2000년대 이후 개봉된 많은 5.18을 소재로 한 영화들에서 나타내는 주제의식도 그 이후의 사람들보다는 5월 당시의 상황을 주로 담아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을 읽는 나에게도 주인공 ‘나’가 느끼는 극도의 고통스러운 감정은 공감하기가 조금 어렵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러 메시지를 남긴다.
   
주인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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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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