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하겠다는 자칭 전 운동권들에게 고함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08/12

갑자기 설거지 바람이 분다. 전직 운동권을 자처하는 이들이 스스로 만든 '쓰레기'를 치우겠단다. 자신들이 벌인 잔칫상의 설거지를 하겠단다......  그 설거지 선언문, 즉 이른바 ‘민주화운동 동지회 결성제안문’이라는 걸 뜯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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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설거지를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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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는 필요하다. 그런데 설거지할 때 퐁퐁을 뿌린 수세미를 들어야지 페인트 뿌린 때밀이 수건을 들면 안된다. 또 뭘 먹은 그릇인지는 알고 닦아야 한다. 다년간의 설거지 경험에 따르면 제육볶음 먹은 식판을 계란탕 먹은 식판처럼 닦으면 안되고 과일 먹은 접시 닦는데 퐁퐁 펑펑 쓰다가는 내가 어제 마누라한테 혼난 것처럼 혼난다. 그래 여러분의 설거지 내용을 한 번 들어보자. 뭐 ‘지당한’ 내용은 넘어가기로 한다. 여러분이 설거지하겠다는 그릇들만 한 번 모아보자. 먼저 설거지의 이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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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청춘의 추억은 아름답고, 1972년부터 1987년 민주헌정이 중단되었던 시대와 겹친 우리 청춘의 추억 역시 아름답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름다운 그 시절의 깃발로 부끄러운 지금의 모습을 가리고 있지는 않은가? 노동 개혁과 연금 개혁이 청년들을 위하여, 다음 세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말로만 하고 있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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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서 설거지를 하겠다는 거구나. 조금은 이해한다. 언젠가부터 ‘아름다운 그 시절의 깃발’과 기억에 매몰된 사람들 많은 것 안다. 이인영이라는 다선 의원은 자그마치 2023년에 ‘2023 통일 걷기’를 하고 있더라. 아 어언 35년 전 제주에서 올라온 통일 선봉대가 백록담 물을 퍼 왔다며 기어코 백두산 천지물과 합수시키겠노라 기염을 토하던 모습이 떠올라 순간 코끝이 찡해지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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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과는 나왔지만 역사 공부 깊이는 안한 하지만 역사 이야기 좋아하고 어줍잖은 글 쓰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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