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5/25
밥을 먹을 때마다 기도를 한다.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저희에게 강복하소서..." 
 이 기도문은 가톨릭교회에서 공식적으로 바치는 식사 전 기도다. 신자라면 누구나 매일 식사 전에 이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기도는 따로 있다.
큰애가 대 여섯 살 즈음에,  이제부터 밥 먹기 전에 기도하자. 윤하가 기도해 봐. 했더니  딸애는 고사리 같은 손을 모아쥐고 눈을 감고   " 하느님,  맛있는 음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먹을 것 없는 사람들도 도와주셔요"  하고 혀 짧은 소리로 말하는 게 아닌가. 나는 즉석에서 만들어 낸 아이의 간단한 그 기도에 강한 느낌을 받았다. 내게 배푸신 은혜에 감사하고  다른 사람도 도와 달라는 그것보다 더 훌륭한 기도가 있을까.
나는 아이를 칭찬했고 그 기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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