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비상계엄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질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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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review · 연구원 칼럼리스트
2024/12/06

수요일 출근길은 평온했습니다. 새벽까지 잠을 설치며 뉴스 특보를 봤다는 사실과는 딴판으로 '일상적'이었습니다. 고작 3시간 전에 '비상계엄'이 해제됐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도저히 안녕할 수 없"었고, "영화보다 황당한 현실에 불안에 떨어야 했"으며,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만큼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습니다.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이 없어서, 비상 계엄 관련 내용을 직접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좀 깁니다.


'계엄'이란?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가치는 '헌법'입니다. 그 누구도 헌법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헌법이 약속하고 있는 건 대략 이런 겁니다. "행복을 추구할 수 있게 해줄게(10조). 원하는 곳 아무 데나 놀러가도 돼(12조). 돈을 벌어서 재산을 불리는 것도 아무 문제없어(23조). 너가 아무리 잘못했더라도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무죄라고 생각해(27조)."

하지만 정말 정말 급한 상황에선 어떨까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당장 총 들고나가서 싸워야 하는데 너도나도 '행복을 추구하겠다'고 우기면 안 되겠죠. 그래서 '정말 어쩔 수 없을 때를 대비'해서 헌법 77조와 '계엄법'을 따로 만들어뒀습니다. 헌법 77조에는 대략적인 내용을, 계엄법에는 자세한 내용을 적어둔 겁니다.

계엄은 경계할 때 '계(戒)'와 엄하다 할 때 '엄(嚴)'을 합친 표현입니다. 엄하게 경계해야 할 때를 대비해 두고 만든 말입니다. 영어로 이해하면 조금 더 쉽습니다. 계엄법은 영어로 'Martial law'입니다. 여기서 Martial은 '전쟁의(에 적합한)', '호전적인(warlike)', '군인다운'이라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두 '전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계엄법을 만든 이유(제정 이유)'에도 이런 말이 있습니다.(심지어 얼마나 이 법에 관심이 없었으면 제정사유에 '수삭'이라는 오타를 그대로 내버려둘 정도였을까요. '수삭'이 아니라 '수색'입니다.)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하여 계엄을 선포하고 군사상 필요한 때에는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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