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
김민준 · 글 쓰고 읽고 생각하는 20대
2022/04/15
* 주의 : 이 글은 <히든 피겨스>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달에 성조기를 꼽은 사람도 남자, NASA에서 일하면서 이 과정을 도운 연구원들도 남자, 죄다 남자들이 해놓은 업적이라고 어렸을 때부터 거의 세뇌 당하다시피 배워왔다. 하지만 우주에 사람을 보내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정교한 수학적 계산이 필요하고, 여기에 중요한 건 성별이 아니라 얼마나 수학을 잘하느냐 뿐이다. 영화 <히든 피겨스>(2017)는 역사 속에서 지워진 '수학 천재' 여성들의 활약에 주목한다.


교차하는 정체성 그리고 착시효과


영화에서 주인공 여성들이 차별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흑인이고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장면들을 상기해보자. 캐서린 (타라지 헨슨 분)은 콜로넬 대령 (마허샬라 알리 분)으로부터 만남 초기에 천부적인 수학적 재능을 가지고 NASA에서 일한다는 점을 조롱당했다. 여성이 무슨 수학을 하며 무슨 NASA에서 일하냐는 맥락에서였다. 콜로넬 대령도 캐서린처럼 차별받는 흑인이건만, 캐서린은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중적으로 차별받아야 했다.

정체성에 또 다른 정체성의 교차. 특히 페미니즘에서 강조되곤 하는데 한 개인을 구성하는 다양한 정체성이 사회와 관계 맺는 방식이 다양해진다는 관점이다. <히든 피겨스>는 '정체성의 교차됨'이 구조적 차별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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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씁니다. 청년정책 및 거버넌스 관련해서 활동하는 활동가이기도 하고요, 정당에도 몸담고 있는 중이에요. instagram @minjun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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