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잔혹함을 견디는 근육성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소설가
2024/04/23
미켈란젤로, <레다와 백조>-네이버 지식백과
   전주한옥마을 근처 동문예술거리 어느 2층에 <시>라는 주점이 있다. 시인, 소설가, 화가, 음악가,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서울에서 내려온 한 무리의 시인들과 함께 술 한 잔을 나누려다가 알게 된 곳인데, 그 후에 전주의 작가들과 몇 차례 더 찾아가 낯설지 않게 되었다. 처음 그곳을 찾았을 때 벽에 걸린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근육이 강렬하게 뒤틀리고 있는 나체화였다. 전주에서 활동 중인 어느 화가의 작품이란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생명체의 근육에 대한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던 그 그림을 보고 있다가, 제우스가 일으킨 숱한 스캔들 중의 하나가 떠올랐다. 제우스의 스캔들이라면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작품 <다나에>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그림이 아니라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 아일랜드)의 시 <레다와 백조 Leda and Swan>가 떠올랐다.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와 레다를 그린 그림들도 많지만, 그 시가 먼저 떠올랐다. 제우스가 백조의 몸으로 변신하여 레다를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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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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