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돌봄의 가치와 현실 사이에서
“제가 지역 활동할 때 주민들한테 돌봄 활동하자고 제안하는 게 미안해요. 다들 집에서 아이 돌보고 부모 모시고 있는데, 밖에서 나와서 활동할 때도 또 돌봄 하라고 하니까 다들 지겨워하죠.”
공동체와 돌봄을 주제로 대담하는 자리에서 한 지역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연결망을 만드는 이들 대다수가 중장년 여성이다. 돌봄이 지역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는 건 긍정적이지만, 그 결과로 이미 돌봄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또 돌봄을 요구하게 된다는 건 참 아이러니하다. 돌봄의 중요성이 확산하는 만큼 새로운 주체들도 나타나야 한다고, 그렇지 않고 말로만 돌봄이 이야기된다면 결국 돌보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진다고. 그가 지역 활동에서 마주한 현실은 오늘날 돌봄 담론의 한계를 그대로 반영하는 듯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에게 돌봄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은 이전과는 달라졌다. 팬데믹은 돌봄이 이 공동체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것이고 우리 모두 삶의 기반이었음을 몸소 느끼게 해줬다. 저출생을 벗어나는 해법으로, 초고령화 시대에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 기후위기를 멈추고 탈성장사회로 가는 주요한 매개로, 돌봄이라는 단어는 급부상했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열쇳말이 된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에게 돌봄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은 이전과는 달라졌다. 팬데믹은 돌봄이 이 공동체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것이고 우리 모두 삶의 기반이었음을 몸소 느끼게 해줬다. 저출생을 벗어나는 해법으로, 초고령화 시대에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 기후위기를 멈추고 탈성장사회로 가는 주요한 매개로, 돌봄이라는 단어는 급부상했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열쇳말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