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R&D 기초연구 예산안: 과학기술 연구에서 철학의 중요성, 우리는 선도자인가 추격자인가?
1. 들어가며
우리나라 행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과학기술연구 예산(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R&D 예산)은 2023년 31.1조원 대비 25.9조원으로 5.2조원(16.6%) 감축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필자도 의견을 냈고(https://alook.so/posts/bWtdWaK), 시사인 844호에 김연희 기자가 ‘그것이 알고 싶다 R&D 예산 삭감 미스터리’라는 기사에서 그 전말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593). 이 예산안 기조는 적어도 2027년까지는 계속될 예정으로 보인다. 행정부는 2023년 3월 「제1차 국가연구개발 중장기 투자전략(2023~2027)」에서는 R&D 예산은 정부 총지출의 5% 수준을 유지하며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170조원을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6개월만에 행정부가 2023년 9월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는 R&D 분야 재정지출을 5년간 총 145.7조원 규모로 크게 축소하였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7년도에야 R&D 예산이 2023년 예산보다 많아지는 것이다(1). 불과 6개월 사이에 행정부의 R&D에 대한 평가와 계획이 바뀐 것이다. 이 것은 세수 부족으로 인한 2024년 예산 삭감과 함께 R&D에 대한 현 행정부의 판단이 바뀐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생각하는 행정부의 R&D에 대한 철학(기본 방향이라고 해야 할까)을 기초연구 예산안을 예를 들어 정리하였다.
2. 기초연구
우리나라 기초연구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이 구분은 필자의 주관적인 판단이다); 개인 기초연구, 목적 기초연구, 기초과학연구원(Institute for Basic Science, IBS)에서 수행하는 연구. 그리고 장기 기초연구이다. 개인 기초연구 과제는 미국 연구재단의 그랜트(grant) 개념과 비슷한 것으로 특정한 결과를 생산하는 것보다는 학문적 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