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3종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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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는 무슨 일을 그따위로 하니? 길 하나 꺾는 게 그렇게 어려워? 예전에 순자는 먼저 전국에 싼 땅들 마구 사놓고 장관 불러서 지도 딱딱 찍어가며 여기여기 길 좀 내면 어떨까요? 하면 끝났잖아? 대가리 좋다고 나불대기만 했지 일 처리 하는 꼬락서니가 영 개판이야!"
신경질적인 말에도 과도한 성형으로 개조한 년의 낯짝은 데드 마스크처럼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 새끼 옛날에 수능 전국 수석 한 거로 여태 먹고살았지 뭐."
터질 듯한 배때기를 문지르며 놈이 말했다.
"그래. 9수한 너만도 못해. 넌 무대뽀 정신에 내가 시키는 건 잘하잖아."
"그럼 나야 뭐..."
"갈수록 시끄러워지는데 어쩔 생각이야?"
"쫌만 더 두고 보다 혼자 오바질 한 거로 해서 잘라버려야지 뭐."
"순순히 내려올까?"
"그 새끼 제주에서 해 처먹은 자료들 캐비닛에 넘치니 걱정 마. 괜히 충성하겠어?"
"근데 똥가발 걘 또 왜 그래? 약발 없는 주둥이만 나불대고."
"원래 그런 애야. 암기력이 좋아서 시험만 빨리 됐지 나랑 똑같은 놈이야. 한 마디로 생각이란 게 없는 놈이지. 걔가 왜 나한테 딱 달라붙어 왔는지 알아? 그놈 고딩 때 왕따에 가까운 찐따였어. 성적이 좋아 애들한테 맞지만 않았지 얍삽하고 간신 같아서 사람 취급 못 받았어. 그래서 장가도 전과자들 많은 검사 집안으로 간 거야. 그러다 나 같은 보스를 만나니 얼마나 의지가 됐겠냐?"
"그래도 믿으면 안 돼."
"그럼. 날 이용해먹으려는 거 정도는 옛날부터 알지. 애가 워낙 가볍고 얍삽해."
"대구 닭두는 어때?"
"살도 오르고 살 만한가 보던데?"
"그런 거 말고 <탄핵>관련해서 말야?"
"당해보니 별거 아니더래. 쫄지 말고 막 하래."
"걔도 뒤끝 장난 아닌데 뭐 또 대구에서 정치 계주 노릇 하려고 꼼지락대는 거 아냐?"
"내가 또 확 처넣어버리는 수가 있으니 똑바로 하라고 했어."
"잘했어. 특검으로도 보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