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군대 이야기 (6) 내무반 가는 길

정광헌 · 낙서글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02/10
군단사령부 영내에는 군단장실, 부군단장실, 참모장실, 포사령관실 등 장군의 근무처를 중심으로 군단장 비서실과 인사참모부, 정보참모부, 작전참모부, 군수참모부, 민사참모부, 정훈참모부, 경리부, 부관부, 헌병대, 의무실 등 여러 참모부가 모여 군단 CP(지휘소)를 이루고 있었고, 그 외에도 본부대대, 경비대대, 통신대대, 보안대, 운수부 등이 같은 영내에 있었다. 

장군 근무처에는 영관급이나 위관급 장교인 부관과 당번병(병사)들이 근무하였으며, 각 참모부에는 영관급 참모부장과 그를 보조하는 영관급이나 위관급 장교와 네 다섯 명의 병사들이 근무하였다. 물론 부서에 따라 인원 수는 차이가 있었는데, 경리부에는 다른 부서와는 달리 30여명이나 되는 병사들이 근무하고 있었던 반면에 의무실에는 군의관 1명에 하사1명, 병사1명의 작은 규모 인력만이 근무하였다. 

군단 CP의 각 부처에서의 근무시간은 밤을 꼬박 새우며 야근하는 일도 있었지만 대개 아침 8시에 시작하여 저녁 5시경이면 종료되었다. 업무가 종료되면 장교나 하사관들은 영외로 퇴근을 하고 사병들은 영내에 있는 본부대대 내무반에 소속되어 내무생활을 하였다. 본부대대장은 이기주 중령이었고 그 밑에 위관급 장교 1명과 인사계 선임하사, 그리고 하사관 1명과 서너 명의 사병이 근무하였다. 본부대 사무실은 제 1내무반 막사 안에 있었다. 

장교들 중에 중위나 소위 정도의 젊은 초급 장교들은 부대 안에 있는 BOQ를 숙소로 활용하였고, 대위 이상 중령까지의 장교들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부대 안에 있는 5층 규모의 군인 아파트에 거주하였다. 나이가 많은 고참 상사들의 경우는 부대 인근의 면 소재지인 이동이나 일동에 소재한 주택에서 가족과 거주하였다. 김정규 상사도 일동면 시외버스 정거장 건너편에 있는 집에서 살았는데, 나와 비서실 사병들은 주일날 부대 밖으로 외출나가면 가끔씩 그 댁에 들르기도 했었다. 김 상사 부인께서는 김 상사를 "애숙이 아빠"라고 불렀는데 처음 들었을 때는 “김 상사”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무척 생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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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년 시절 종합상사에서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격렬하게 뛰어다니며 한국 상품의 해외 시장 개척에 진력하였습니다. 은퇴 후에는 국내 중소 중견 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 전략 수립과 고객 확보 지원 사업을 개인사업으로 영위했습니다. 이제 노년이 되어서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갖고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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