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산점: 유독한 논의
0. 미움
4월 중순, 민주당 국회의원 전용기가 군 가산점 논의를 재점화하였다.
논의는 들불처럼 번졌고, 그 모습이 참담하였다.
전용기, 이 이름을 기억하자. (혹시 이 사람 외에도 군가산점을 부활시키겠다고 언급한 국회의원이 있다면 알려달라)
그가 미워 이 글을 쓴다.
1. 유독함
군 가산점은 고대의 악법이다.
그 법은 61년에 만들어져, 99년에 전원 일치 위헌 판결을 받았다. 그것은 이미 끝난 이야기요, 다시 입에 담는 것 조차 유독한 악법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정치인이 그 논의를 다시 끄집어냈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
이 사건에 깃들어 있는 그 유독함을 하나 하나 짚어보자.
1.1. 유독한 법
무엇보다도, 이 법은 그 자체로 유독하다.
처음부터 생각해보자.
군인의 군복무를 통해 이득을 받는 이는 누구인가? 국가이다.
그렇다면 군인에게 보상을 해야 하는 이는 누구인가? 국가이다.
따라서,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은 국가 예산을 통해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런데 군 가산점이란 무엇인가? "가산점"이라는 말장난에 신경쓰지 말자. 군필자에게 가산점 5점을 준다는 것은, 미필자(주로 여성)의 점수를 5점 깎는다는 말과 같다. 다시 말해, 국가가 아닌 여성이 보상 부담을 지게 된다. 보상 주체가 떠넘겨진 것이다. 이 곳에는 성차별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도둑놈 심보"다.
이 법안에 깃들어 있던 심보는 이런 것이다.
"군복무에 대한 보상은 해야 겠는데, 내 돈은 한 푼도 쓰고 싶지 않다. 그러니 여성보고 대신 내라고 하자. 물론 생색은 내가 낸다."
이것은 다시 없을 정도로 끔찍한 도둑놈 심보이다.
이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악법으로서, 이 법에 대한 유일하게 가능한 변명은 이것이 61년도 만들어졌다는 것 뿐이리라. 61년, 박정희가 5.16 쿠테타를 일으킨 해이다.
이 법은 현대인이 논할 가치가 없다.
ps. 이 법은 보상의 주체도 엉망이지만, 보상의 대상도 엉망이다. 시험에 응시하지 않는 군필자들에 대한 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