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달하면: 19세기 영국의 경우

권승준
권승준 인증된 계정 · 운수회사 직원
2022/03/25
몬스님이 인공지능이 우리의 노동을 대체하는 문제에 대해 좋은 글을 남겨주셨습니다. 그 글에서 아래 대목을 읽으며 생각이 난 역사의 한 장면이 있어서 그에 관한 내용을 잠깐 소개해볼까 합니다. 일단 몬스님의 글에서 인용합니다. 

결국, 모든 문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빈부격차는 결국 기술이 지닌 속성이 아닌, 사회의 구조적 속성, 그리고 경쟁이라는 속성에서 비롯하기 때문입니다. 기술 발전이 지닌 힘을 오로지 '경쟁'의 동력으로 받아들이는 사회라면, 결국에는 점점 더 치열해지는 세상을 맞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맨손으로 경쟁하면 스포츠지만, 무기를 들고 경쟁하면 전쟁입니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우리는 더 지쳐가는 이유입니다. 

위의 말처럼, 중요한 건 기술 발전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가 아닐까요? 인공지능 기술의 공포가, 기술이 우리의 노동을 대체할 것이란 데서 온다면, 사실 이건 이미 인류가 여러 번 겪은 일입니다. 가장 뚜렷하고 폭력적인 예가 있습니다. 19세기, 영국 산업혁명 초기입니다. 기술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기 시작하던 그 시기에, 영국에서 펼쳐진 풍경에 관해 영국의 경제사학자 칼 베네딕트 프레이가 '테크놀로지의 덫'이란 책에서 설명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산업화 초기에 많은 서민의 삶은 더욱 더럽고 더욱 야만스럽고 더욱 짧아졌다. 영국 국민의 물질적 수준과 생활 환경은 1840년 이전에는 나아지지 않았다… 맨체스터와 글래스고 같은 주요 공업도시의 기대 수명은 놀랍게도 국가 평균보다 무려 10년이 짧았다. 공업 도시에서 노동자들이 집으로 가져가는 임금은 사람이 거주하고 일하는 더럽고 유해한 환경을 좀처럼 보상해주지 않았다. 비록 생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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