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은 왜 그랬을까
2023/01/13
지만원은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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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항쟁 당시 북한 인민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허위 사실을 가열차게 설파해 온 지만원이 징역 2년형을 받았다. 환영할만한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권력을 군홧발로 찬탈하고 그에 저항하여 일어선 시민들의 빛나는 투쟁을 말도 안되는 근거와 끝모를 혐오 끝에 ‘북한의 음모’로 전락시켰던 지만원의 행각이야말로 대한민국의 헌법과 국체를 부정하는 것은 물론, 광주항쟁 와중에 희생되고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의 명예를 진흙바닥에 메다꽂은 악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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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군 개입 증거랍시고 광주항쟁 당시의 할머니 한 분과 인민군 원수 이을설의 얼굴을 매칭시켜 내놓은 것을 보면 그가 가야 할 곳은 교도소가 아니라 치료감호소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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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지만원이라는 이름을 내가 처음 익힌 것은 조선일보가 아니었다. 그는 90년대 당대의 진보 매체 ‘말’의 필진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북한에) 상호감군을 제의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군 단독의 감군을 시작해야 한다. 한국군의 단독 감군은 훗날 이뤄질 상호감군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는, 지금 누가 얘기하면 종북에다가 안보불감증이라고 호되게 경을 칠 말을 서슴지 않았고 군대에 불리한 언론 보도가 나오면 자동적으로 고소 고발을 일삼는 군의 행태를 규탄했던 ‘정상적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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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이른바 진보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기도 했다. 그저 그가 보기에 당시 한국군의 ‘시스템’이 너무 엉망이었고 자신의 주장을 펼칠 공간이 따로 없었던 바 말지 정도가 그에게 지면을 허락해 주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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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이후 그의 본색은 완연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한때 한국군의 시스템의 부조리를 규탄하던 그의 눈에 김대중 이후의 ‘민주 정부’의 시스템은 수정의 대상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으로 변한다. 요즘 대통령 표현을 빌리면 지만원...
사학과는 나왔지만 역사 공부 깊이는 안한 하지만 역사 이야기 좋아하고 어줍잖은 글 쓰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