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 현장에도, 지진 현장에도 그들은 | <화이트 헬멧 : 시리아 민방위대> (강남규)

토론의 즐거움
토론의 즐거움 · '즐거운 토론'을 지향합니다.
2023/02/11
 필자 : 강남규 (『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토론의 즐거움 멤버)

하얀 헬멧을 쓴 사람이 고개를 들어 날아가는 헬기를 본다. 이 순간 그는 생각할 것이다. 군용 헬기인지, 민간 헬기인지. 너무 많은 헬기를 목격한 까닭에 그는 둘 사이의 차이를 소리로 파악할 줄 안다. 이곳은 시리아 알레포, 저것은 전투용 헬기, 그리고 저 남자는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의 봉사자다. 그는 헬기를 응시하다가, 폭격소리가 들리는 순간, 동료들과 함께 폭격 현장으로 달려나간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것은 늘 '하얀 헬멧'이다. 그들은 방금 폭격 당해 붕괴되어 가는 건물 속으로 거침 없이 들어가 사람들을 구해내는 일을 한다. 
출처 : http://stepfeed.com/featured/syrias-white-helmets-documentary-launching-netflix/#.V_uyIOiLTDc
하얀 헬멧은 민간 구조대다. 전문 구조대도 아니고, 누가 강요해서 하는 것도 아니다. 해야 할 것 같아서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구조 활동이 자신들의 의무라고 말한다. 이런 하얀 헬멧 구조대원들이 시리아 전역에 2900여명이다. 각 지역별로 센터를 30개 가량의 센터를 두고 활동한다. 처음 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구조를 펼치다 죽은 구조대원들은 백여명 가량이고, 그들이 구한 사람은 무려 6만명 가량이다. 무너진 잔해 속에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구해내려 애쓰는 이들이기에 그것이 가능하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화이트 헬멧 : 시리아 민방위대>은 제목 그대로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내전의 최대 격전지인 알레포의 하얀 헬멧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첫 장면부터 러시아군의 폭격이 떨어진다. 하얀 헬멧들은 육안으로 그것을 목격한 직후 망설임 없이 차에 올라 현장으로 달려간다. 연기 자욱한 폭격의 심연으로 들어간다. 그들은 폭격에도 살아남은 사람들을 구해낸다. 건물 잔해에 깔린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강남규(<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박권일(<한국의 능력주의> 저자), 신혜림(씨리얼 PD), 이재훈(한겨레신문사 기자), 장혜영(국회의원), 정주식(전 직썰 편집장)이 모여 만든 토론 모임입니다. 협업으로서의 토론을 지향합니다. 칼럼도 씁니다. 온갖 얘기를 합니다.
32
팔로워 221
팔로잉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