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8
왜 노태우는 1987년에 대통령 직선제가 담긴 629 선언을 발표했을까? 왜 육군 수뇌부는 자신들을 소원하게 대하는 노태우를 향해 저항을 할 지언정 쿠데타를 일으키지 않았을까? 즉, 과거 군부-권위주의로 회귀하지 않고 민주화로의 흐름을 순순히 받아 들였을까?
라는 물음에 비슷하지만 다소 다른 방식의 접근입니다
독재・권위주의를 연구하는 이들(바바라 게디스, 제시카 윅스 등)에 따르면 정치체제를 1인 군인(Strongman), 집단 군부(Junta), 1인 정치인(Boss), 집단 시민(정당)(Machine), 왕정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군부가 집단적으로 통치한 곳일수록 민주정으로의 이양 협상에 가장 적극적입니다
이유는 ‘군인’이라는 직업이 일종의 특수・전문직이라 정치체제가 바뀌더라도 생계가...
와.. 제가 쓰려던 정치체제 이론을 여기에 이렇게 잘 말해주신 분이 있다니! 바바레 게데스! BDM!
이 답글에 덧붙여, 제가 관심있어서 찾았던 논문 요약을 달아두겠습니다.
[이강로 ,2004, ’정치사적 맥락에서 본 박정희, 전두환의 쿠데타와 집권과정 비교’ 사회과학논총 19권 1호, 175-197pg]
이 논문은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이 정권을 잡게 된 사회적,정치적 배경과 과정, 실행한 정책 등을 비교하고 분석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많은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으나, 정치체제론 4주차 수업에서 다루는 권위주의 정권이 도래하는 유형 – 쿠데타라던가, 새로운 정당 설립 유무의 차이, 리더 개인과 그 주위 관계에 따른 정권유지기간의 차이 등을 고려하며 볼 수 있는 논문임과 동시에, 이전에 한국의 권위주의 정권에 대해서 공부한 이후에 한번 더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더 자세히, 이론적으로 이해가 가능하다.
우선, 박정희와 전두환 모두 군인 장성 중에서 중간 권력자 출신으로,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고 형식상으로 선거 절차를 걸쳐 대통령이 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쿠데타와 혁명의 차이를 지배 계층이 얼마나 바뀌었는가, 국가 체제가 얼마나 바뀌었는가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정희는 이승만과, 전두환은 박정희와 기득권 면에서나 정치 체제 면에서나 큰 차이가 없다고 보아 둘 다 쿠데타로 분류한다.
박정희의 경우, 군 내외부적 문제와 더불어 민주당의 인사 문제, 4월 혁명 이후 과거청산 실패, 국민의 낮은 지지 등 국가 내부의 갈등적 요인이 주된 쿠데타의 배경이 되었다. 반공이라는 목표를 앞세우고 반대세력을 숙청해 나가며 권력을 공고화했으며, 모든 정당과 사회단체 해체, 그리고 민주공화당이라는 새로운 당을 창당했다.
전두환의 경우, 부마항쟁 대책을 둘러싸고 벌어진 집권세력 내부의 갈등에서 기인했다. 최규하 대통령 권한대행의 무능에 더해, 기존 박정희 군사정권의 온건파와 강경파의 갈등에 의한 무력 충돌에서 강경파가 승리하고, 쿠데타를 통해 전두환이 군사정권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선거에서 김대중과 김영삼의 야권 분열까지 겹쳤다.
전두환은 박정희와 다르게 쿠데타의 계기 자체가 권력다툼이었으며, 박정희와 다르게 주위 엘리트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는 전두환의 지지기반 자체가 하나회라는, 정치색이 강한 군대 내 사조직에 기반한 이유도 있다. 그리고 전두환은 박정희와 다르게 새로운 당을 만들지 않았고, 민주주의를 외적으로는 강조하면서도 행보는 그렇지 못했고, 자유민주주의를 대체하는 이념을 제시하지 못하여 더 강한 민중의 저항을 불러 일으켰다.
와.. 제가 쓰려던 정치체제 이론을 여기에 이렇게 잘 말해주신 분이 있다니! 바바레 게데스! BDM!
이 답글에 덧붙여, 제가 관심있어서 찾았던 논문 요약을 달아두겠습니다.
[이강로 ,2004, ’정치사적 맥락에서 본 박정희, 전두환의 쿠데타와 집권과정 비교’ 사회과학논총 19권 1호, 175-197pg]
이 논문은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이 정권을 잡게 된 사회적,정치적 배경과 과정, 실행한 정책 등을 비교하고 분석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많은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으나, 정치체제론 4주차 수업에서 다루는 권위주의 정권이 도래하는 유형 – 쿠데타라던가, 새로운 정당 설립 유무의 차이, 리더 개인과 그 주위 관계에 따른 정권유지기간의 차이 등을 고려하며 볼 수 있는 논문임과 동시에, 이전에 한국의 권위주의 정권에 대해서 공부한 이후에 한번 더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더 자세히, 이론적으로 이해가 가능하다.
우선, 박정희와 전두환 모두 군인 장성 중에서 중간 권력자 출신으로,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고 형식상으로 선거 절차를 걸쳐 대통령이 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쿠데타와 혁명의 차이를 지배 계층이 얼마나 바뀌었는가, 국가 체제가 얼마나 바뀌었는가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정희는 이승만과, 전두환은 박정희와 기득권 면에서나 정치 체제 면에서나 큰 차이가 없다고 보아 둘 다 쿠데타로 분류한다.
박정희의 경우, 군 내외부적 문제와 더불어 민주당의 인사 문제, 4월 혁명 이후 과거청산 실패, 국민의 낮은 지지 등 국가 내부의 갈등적 요인이 주된 쿠데타의 배경이 되었다. 반공이라는 목표를 앞세우고 반대세력을 숙청해 나가며 권력을 공고화했으며, 모든 정당과 사회단체 해체, 그리고 민주공화당이라는 새로운 당을 창당했다.
전두환의 경우, 부마항쟁 대책을 둘러싸고 벌어진 집권세력 내부의 갈등에서 기인했다. 최규하 대통령 권한대행의 무능에 더해, 기존 박정희 군사정권의 온건파와 강경파의 갈등에 의한 무력 충돌에서 강경파가 승리하고, 쿠데타를 통해 전두환이 군사정권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선거에서 김대중과 김영삼의 야권 분열까지 겹쳤다.
전두환은 박정희와 다르게 쿠데타의 계기 자체가 권력다툼이었으며, 박정희와 다르게 주위 엘리트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는 전두환의 지지기반 자체가 하나회라는, 정치색이 강한 군대 내 사조직에 기반한 이유도 있다. 그리고 전두환은 박정희와 다르게 새로운 당을 만들지 않았고, 민주주의를 외적으로는 강조하면서도 행보는 그렇지 못했고, 자유민주주의를 대체하는 이념을 제시하지 못하여 더 강한 민중의 저항을 불러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