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택시기사다 3

임현준 · 인천의 개인택시기사
2023/04/10
나는 택시기사다.
-다른 사람 인생의 부속품

길가에 벗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거리에서 일하며 눈이 즐거운 봄날의 새벽.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어 새벽 두시로 향해갈 때즈음.
끊이지 않던 콜이 잠잠해져 차를 세우고 잠시 쉬다가.
슬슬 다시 움직여볼까 하던 찰라에 들어온 콜.

반가운 마음으로 달려갔더니 짧은 옆머리가 단정해 보이는 한 남성취객이 올라탄다.

한 35살쯤 됐을까? 40은 안넘었을 거 같은데..
언듯 나이를 종잡기가 다소 어려운 스타일인데 여튼 나보다 한 열살은 어려 보인다.

반갑게 맞이하고 한참을 말없이 달리는데.
이 청년(?)이 취기에 살짝 구부러지는 말투로 말을 걸어온다.

"기사님, 이거 택시 힘들지 않나요?
저는 회장님 차 운전하는 기사인데 월급도 300이고 차도 고급차 운전하니 편한데요.
같은 운전 하는데 왜 이렇게 힘든 택시기사를 하세요?"

갑작스런 질문에 약간 멈칫했지만.
"아 예.. 회장님 수행기사 하시는군요.
예 저도 전에 법인택시 할때는 정말 힘들구나 싶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나마 조금 낫네요.
오히려 택시하기 잘했다 싶을 때도 많고요."

" 앗, 이 차는 개인택시 인가요?!
저는 기사님이 젊어 보이셔서 당연히 법인택시인줄 알았어요.
사장님한테 괜한 얘길 했네요. 죄송합니다. ;;"

"아닙니다. 법인택시 기사님들은 말씀대로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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