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phie
2022/12/08
Ⅲ. 한반도 핵 정책의 전략적 전환

“따라서 ‘움직이는 세계’를 응시하고 있는 ‘움직이는 한국’은 아마도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그럴수록 한국의 외교는 ‘시간의 심판’을 견뎌내어 미래를 향해 빛을 비추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역사의식과 사리분별력(prudence)과 심모원려(深謀遠慮)를 동시에 갖춘 ‘전략적-실용주의’의 정책적 손전등(flashlight)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 박건영, 『조선이 한국에게 보내는 편지』p.585

출처: inkdancechinesepaintings / Artist: Li feng lu

“심모원려(深謀遠慮)”의 풀이는 “깊이 전략을 고안하며 멀리 내다보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연못의 풍경이 떠올랐다. 한반도의 핵 문제에서 단계적인 변화의 축적을 보기 어려웠던 것은 많은 논자들이 지적하듯이 단기적 성과가 필요한 반면 실용주의 대북정책이 효과를 내는 데에는 시간이 걸려 그 사이에 의도가 부도덕한 정책으로 오도되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이 컸다.
고전적 현실주의에서 추출해낸 prudence(실천지, Hans J. Morgenthau, 『Politics among Natiions』)로서의 사리분별력을 활용하는 것은 이익과 가치가 충돌하는 북핵문제에서 필수적인 역량이다. 첫째, 현재와 미래에 할 수 있는 것,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특정 품목의 호혜적인 제공, 핵무기 개수, 연합훈련의 횟수 등)과 그렇지 못한 것(한국인의 가치/세계관의 영역)을 구별해 시간의 지평에 배분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한반도라는 공간에서 일어날 일을 대비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가용한 자원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셋째, 성과는 다음 단계를 추진할 수 있는 정당성 확보에 필요하며, 평가의 준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prudence”는 “심모원려”가 없으면 장기적 프로세스의 성과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소멸하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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