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노예 살인의 총지휘자... 그가 지금 내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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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9
2014년 2월, 한국을 넘어 UN까지 분노하게 만든 염전노예 사건. 인간 이하의 노동을 감내하며 하얀 소금을 생산하던 그 ‘솔트맨’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사건 직후 많은 사람이 분노했지만, 분노와 슬픔이 가라앉은 이후의 일까지 챙기는 사람은 적었다. 당시 경찰이 섬에서 데리고 나온 염전노동자는 약 400명. 이들은 금방 소리 없이 흩어졌고, 일부는 다시 아무도 찾지 않는 존재가 됐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이들을 찾고 싶었다. 사라졌으되 아무도 찾지 않은 사람을 찾아가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사람을 죽이고도 처벌받지 않은 남자는 목포에서 배로 두 시간 걸리는 섬에 산다. 많은 사람이 “한 번 들어가면 탈출은 불가능하다”고 추억하는 그 섬이다.

그 섬으로 가는 배는 목포여객터미널에서 하루 다섯 번 뜬다.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탔다. 배에서는 물고기 비린내가 나지 않았다. 배 엔진을 돌리고 연소한 기름 냄새가 모든 바다냄새를 집어 삼켰다. 금방 머리가 아팠다.

‘누구 한 명 데리고 올 걸…. 괜히 혼자 왔네.’

완벽한 살인의 총지휘자를 섬에서 홀로 만나려니 두통이 뒷목을 타고 어깨까지 내려왔다. 그놈은 칼을 잘 쓰는 게 분명했다. 섬에서 자연산 회, 백숙을 파는 식당을 하니 말이다. 그는 사람 배 찌른 칼을 4년간 버리지도 않았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손님에게 팔 때, 그 칼을 썼다.

육지를 떠난 배 2층 좌석에 앉아 눈을 붙였으나 잠은 오지 않았다. 기름냄새 때문은 아니었다.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어 심호흡을 몇 번 했다. 배는 예정 시간을 조금 넘겨 오후 1시께 섬에 닿았다. 지난 10월 21일의 일이다.

선착장에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으로 그 남자 박대성(가명)의 식당이자 집을 검색했다. 느리게 달려도 10분이면 닿을 거리에 화살표가 찍혔다. 그는 민박집도 운영하고 있다. 차에 시동을 걸었다. 심장이 아까보다 빨리 뛰었다.

식당 주차장에 들어서자 오래돼 녹슨 하늘색 컨테이너 박스가 바로 보였다. 몇 해 전 형사들이 이 식당에 머물 때, 박대성은 5평 남짓한 저 컨테이너 박스에 사람을 숨겼다.

그에겐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박대성이 20년 넘게 부려먹은 노예 두 명은 원래 저 컨테이너에서 먹고, 자고, 살았으니까.
식당 주차장에 설치된 낡은 컨테이너 박스. 염전노예 두 명은 저 곳에서 먹고, 자고, 생활했다. 난방이 되지 않는 곳이다. ⓒ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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