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천하람

하헌기
2023/03/08
오늘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났다. 개인적으로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그나마 최대 관전포인트를 제공한 인물은 천하람이다. 그가 아니었으면 나로서는 안물안궁 그 자체인 선거였지 싶다. 누구들이 김장을 담그든 말든, 누가 대통령이랑 밥을 먹든 말든 내가 알게 뭐란 말인가. 먼저 말하자면 천하람이 당선되면 민주당 입장에서 제일 불리해진다고들 하던데, 내 생각은 다르다. 천하람이 되는게 천하람에게도 제일 좋고 민주당에도 제일 유리해지리라 본다. 그리고 그걸 국민의힘 당원들도 알기 때문에 천하람은 이번에 당선되기 어렵다.

천하람은 매주 만나던 사람이다. 당대표 출마 직전까지도 방송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 몇 년 됐다. 내게 그는 내 고정 방송 첫 카운트파트였다. 지금이야 온갖 시사 방송에서 나오지만 교통방송의 작은 코너에서 내 반대쪽에서 시사 논평을 하던 그때만 해도 천하람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골치 좀 아프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 2020년의 국민의힘은 그리 멀쩡한 정당은 아니었다. 소위 이준석 돌풍이 있기도 한참 전이었는데, 극우유튜버들에 휘둘리고 극단적인 이야기나 쏟아내는 통해 시민들에게 그리 지지받지 못하는 정당이었다. 그런데 그런 정당 소속이라는 천하람은 매주 내 건너편 마이크 앞에서 멀쩡한 이야기를 했다. 그 멀쩡한 이야기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비난을 많이 받는다고도 했다.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다. 그 비난을 뚫고 이런 사람이 국민의힘 간판이 되기라도 하면 민주당이 좀 골치 아프겠다고.

하지만 그냥 머리로 그렇게 생각했을 뿐, 딱히 불안하진 않았다. 그런 일이 빠른 시일 내에 일어날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2020년 국민의힘은 가망이 없는 정당이었다. 집권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애초에 이렇다 할 지지율이 나오는 대선주자 자체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당시에는 한 자릿수 지지율에 불과했다. 총선이 부정선거임을 밝혀야 하느니 마느니 하는 논쟁에나 빠져있는 정당이었고, 바로 그랬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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