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재화를 찾아 땅과 바다로 연결되어 왔던 세계: 자본주의 세계의 토양을 이룬 무역과 문명교류 [화약과 지도가 만든 자본주의 세계 2]

이동민
이동민 인증된 계정 · 문명사를 연구하는 지리학자입니다.
2023/02/20
  자본주의란 무엇일까? 단어 그대로의 뜻을 풀어 보자면, 자본, 즉 돈과 재화가 중심을 이루는 경제사상 또는 체제를 의미한다. 확실히 자본주의에서는 자본이 핵심적인 가치, 요소로 중요시되며, 단순히 돈이나 재화를 축적하는 수준을 넘어서 대량의 재화 생산을 통한 시장과 자본의 확대 재생산을 전제로 한다.
  물론 자본주의는 그저 돈이나 재화의 축적이라는 키워드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약 1만 년 가량 전에 농업 혁명이 일어나면서부터 잉여생산물, 즉 재화는 곧 권력이었고, 인류는 재화, 그리고 돈을 축적하기 위해 전쟁과 무역, 상업 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를 자본주의라고 규정하지는 않는다. 학자들에 따라 여러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자본주의란 일반적으로 사유재산 제도와 경쟁을 전제로 하는 시장경제의 원리에 토대하며 재화의 생산 및 교환을 통한 자본의 축적과 재축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경제 사조나 체제 또는 이와 관련된 문화 등을 의미한다고 정의 내릴 수 있다(고원, 2012, 329-43). 아울러 자본주의에서 자본의 축적과 재축적은, 자본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재화의 대량 생산과 이를 통한 시장경제의 유지 및 확대는, 자본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와 경제를 책임지는 대규모 산업시설과 기업체 등은 기본적으로 거대한 자본에 바탕을 둔 체제라는 성격을 가진다. 게다가 현대 자본주의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금융업은, 아주 뭉뚱그려 말하면 자본 그 자체가 자본을 낳고 확대 재생산하는 사업이라는 성격도 가진다. 이러한 점에서 고대 로마 등의 노예 경제, 중세 유럽의 봉건제 경제, 근대 초기의 중상주의 등은 자본주의적인 요소를 갖고 있을 수는 있을지언정, 자본주의라고 규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어느 순간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결코 아니다. 자본주의가 근대 이후 세계의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까지 지배하는 일종의 세계체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본주의 세계체제가 성립하는 데 필요한 자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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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발밑의 세계사』,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초한전쟁』, 수필집 『서해에서』 저자. Journal of Geography(SSCI) 편집위원. YTN2 ‘뉴스멘터리 전쟁과 사람‘ 패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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