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속 '숨겨진 메시지'는 이제 없다.

김민석
김민석 인증된 계정 ·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 특파원
2023/02/23
북한은 메시지를 해석해 낼 것이라는 기대를, 한국은 메시지를 해석할 의지를 잃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의사소통의 기본은 언어의 요소인 말과 글로 대화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때로는 눈빛이나 표정, 목소리와 같은 비 언어적 의사소통에 더 많은 의미를 담기도 하고, 말과 글에도 겉으로 드러난 의미가 아닌 속에 진짜 의도와 아젠다를 숨겨 놓기도 한다.

국가와 국가끼리의 협력과 갈등은 아무래도 사람 간의 대화보다 훨씬 정확하고 정리된 내용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국제정치의 기본일 것이다. 하지만 외교와 국방, 심지어 전쟁도 결국 사람이 하다 보니 말이나 발표에서 알 수 없는 행동, 그리고 명시적인 발표와 성명서 속에서 숨겨진 행간(行間)을 읽어내는 기술도 고도의 외교적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게 맞긴 한데… 북한은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미사일 도발과 모욕과 막말로 범벅이 된 공식 성명을 내면서 그 안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고 진짜 의도를 찾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의 궤도속 숨겨진 진의를 찾다
특히, 참여정부부터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주된 대화 수단은 미사일을 사용한 도발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총 124회 미사일 발사를 했고, 올해 들어 세 번을 했으니 총 127회 미사일 도발을 했고, 이 도발 하나하나가 북한의 대외 메시지가 담겨있던 셈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 횟수 집계. 국회의원 용혜인의원실 및 언론보도 조합. 출처 김민석

이런 북한의 ‘미사일로 말해요’가 가장 중요하게, 극적으로 소통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2017년 11월 29일 발사한 ‘화성-15형’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사건과 우리 군의 대응 미사일 사격이었다. 이 발사시험은 북한 최초의 ICBM 발사시험으로, 그 전에 발사한 화성-14형의 경우 그 성능과 능력이 미국 본토보다는 하와이나 알래스카를 노린 ICBM 바로 아랫급, IRBM(중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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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아래와 같은 일을 합니다. -항공우주 전문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 특파원 -한국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비즈한국 '밀덕텔링' 코너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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