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과 자위대, 그리고 SNL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4/03/05
1과 자위대, 그리고 S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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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내 주위만 안전하면 참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객쩍은 농담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살지만 않으면 대한민국은 보기에 참 재미있는 나라”라는 생각이다. 그 다이나믹함에 멀미가 나서 죽겠고, 그 역동성에 치어 죽을 것 같아서 탈이지만, 만약 느긋하게 소파에 앉아 넷플릭스 틀어놓고 ‘코리아’를 눌러 그 왁자지껄과 우왕좌왕과 좌충우돌의 풍경을 지켜보자면 그만큼 재미있는 나라가 어디 있을까. 반복해서 말하지만 내가 그 한복판에 있지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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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행하게도 나는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 한가운데 있고, 다이나믹 코리아의 수도 서울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귓전에 꽂히는 수많은 뉴스와 주장과 억지와 시비에 머리와 가슴이 너덜너덜해지며 살고 있다. 며칠 전에는 한때 이 나라의 법무부장관이었으며 지금은 여당 대표고 여당 총선의 야전사령관 노릇을 하고 있는 이가 나를 매우 웃겨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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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삼월을 맞아 미세먼지가 떨어진 모양이다. 기상캐스터가  “지금 제 옆에는 키보다 더 큰 1이 있다. 오늘 서울은 1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고 말하는 동안 파란색 숫자 ‘1’이 세워졌다. 초미세먼지(PM 2.5) 최저농도가 이례적으로 1㎍/㎥까지 떨어졌다는 의미였다. 봄이면 봄마다 미세먼지와 황사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는데 한동훈 대표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은 모양이다. 그는 즉각 “MBC가 선을 넘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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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뉴스를 접할 때 나는 진심 무슨 뜻인지 몰랐다. 일기예보에서 기상캐스터가 무슨 말을 했기에 저렇게 흥분할까 싶었더니 이유는 하나였다. 그게 ‘파란색 1’이었고, 민주당 선거운동을 하려는 것이 명백하다는 것이었다. 정치병에 걸려도 선을 넘지 말아야 하는데 이 깐족이 대표님이야말로 출발선을 결승선 앞에서 치고 있다.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미세먼지 미세먼지 예보에 따라 남산타워가 조명을 바꾼 적이 있었는데 그 순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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