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유성쇼하듯 떨어져 나갔다 '하나회 대숙청'

최경식
최경식 인증된 계정 · 역사와 시사에 진심인 작가 겸 기자.
2023/12/05
[단편] 한국 현대사의 중대 분수령
김영삼과 하나회 소속 장성들.

1. 하나회 세상
군부 내 사조직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12.12 쿠데타' 이래, 대한민국 군대는 하나회 출신 군인들이 모든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육군참모총장, 기무사령관,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 등등이 온통 하나회 일색이었다. 초기에는 전두환계 하나회 군인들이 득세했다면, 후기에는 노태우계 하나회 군인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나아가 하나회는 대한민국을 거의 독점적으로 지배했다. 군부뿐만이 아닌 정치, 경제, 사회, 언론 등 전 분야에 하나회의 영향력이 미쳤다. 다만 하나회 내부에서 전두환계와 노태우계 간에 알력 다툼은 있었다.

2. 김영삼의 등장
1993년 2월, 김영삼은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문민 대통령인 김영삼이 군부와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국내 언론과 국민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김영삼이 군부와 타협 내지는 '어색한 동거'를 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김영삼의 계획은 전혀 달랐다. 그는 취임 이전부터 하나회를 철저하게 숙청할 것이라 마음먹었다. 숙청 계획은 이른바 '비선 라인'이 주도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체를 치는 것인 만큼 보안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박관용 대통령 비서실장, 권영해 국방부 장관도 사전에 숙청 계획을 인지하지 못했다.

3. 예고편
김영삼이 취임 직후 육군사관학교 49기 졸업·임관식에서 행한 연설은 일종의 예고편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임무에 충실한 군인이 조국으로부터 받는 찬사는 그 어떤 훈장보다도 값진 것입니다. 그러나 올바른 길을 걸어온 대다수 군인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영예가 상처를 입었던 불행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는 이 잘못된 것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군의 명예와 영광을 되찾아 주는 일에 앞장설 것을 여러분에게 다짐합니다."

4. 육참총장·기무사령관 숙청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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