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질식시키는 크루즈 유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3/05/15
  • 모하메드 라르비 부게라 l 대학교수



2022년 3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 190여 개국이 참가해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는 국제 협약을 논의했다. 언론이 등한시하는 오염 형태 중, ‘떠다니는 호화 플라스틱 호텔’ 문제가 심각하다.

 
<기솔린: 위험>, 2014 - 쿠르트니 마티손

새로운 세계 최대 크루즈선이 탄생했다. 2021년 11월, 프랑스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생나제르 조선소는 길이 362m의 초대형 크루즈선 ‘원더 오브 더 시(Wonder of the Sea, 이하 ‘원더’)’호를 건조해 로열캐리비안 선사에 인도했다. 로열캐리비안은 세계 최대 크루즈선 9척을 보유한 크루즈 선사다. ‘움직이는 도시’로 불리는 ‘원더’호는 마르세유에서 마무리 공정을 거친 후 2022년 3월부터 승무원 2,300명, 승객 6,988명을 태우고 운항을 시작했다.
이런 초대형 크루즈선은 오염물질 대량 배출로, 세계 곳곳에서 냉대 받고 있다. 베네치아는 2021년 8월부터 승객 200명 이상을 태운 크루즈선의 구도심 입항을 금지했다. 이 거대한 선박들은 거센 물살을 일으켜 수상 도시 베네치아의 기반을 침식시키고 산마르코와 주데카 운하를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크루즈 관광은 2009년 1,800만 명 미만이던 승객수가 2019년 3,000만 명에 도달하며 급속히 성장하고 있었다.(1)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라는 악재로 크루즈선 운항 횟수는 1/5로 축소됐다. 2022년 1월 3일에는 선내 코로나19 발병으로 4,000명의 독일 관광객이 리스본에서 중도 하선하는 불상사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팬데믹의 영향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2021년 6월, 세계크루즈선사협회(CLIA)는 미국 애틀랜타 소재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경고에 맞서 크루즈선은 “현존하는 가장 안전한 휴가 환경”이라고 반박했다. 2022년 1월 16일, 로열캐리비언 소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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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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