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의 목떼기 - 최서해, 「그믐밤」
2023/09/16
산 사람의 목떼기 - 최서해, 「그믐밤」
「그믐밤」에서 삼돌은 “빚, 장가, 집”을 (탕감 및)받는 조건으로 “고기, 피, 죽음”(245)을 위협받는 상황에 닥친다. 가지고 있는 것은 오직 ‘목숨’ 뿐인데, 이는 그것을 내 놓는 방식을 통해서만 획득될 수 있는 ‘자본’이 제안하는 교환법칙이다. 삼돌은 김좌수에게 노동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목숨까지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학대받는 머슴이다. 심지어 그 의무를 요구하는 방식은 어른이 아이를 어르는 식의 기만적인 방식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빚, 장가, 밭, 소, 집이란 이상한 큰 힘”(244)은 삼돌을 이 의심스럽고 위험한 거래에 응하도록 이끈다. 김좌수의, 아비로서의 부탁이라는 명분의 이 수작(목의 살을 떼자는 것)은, 그러나 허탈할 정도로 미개한 처방전에서 비롯된 일이었기에 삼돌의 죽음을 더욱 꺼림칙하게 만든다. 최서해 작품의 전매특허인...
그럼에도 “빚, 장가, 밭, 소, 집이란 이상한 큰 힘”(244)은 삼돌을 이 의심스럽고 위험한 거래에 응하도록 이끈다. 김좌수의, 아비로서의 부탁이라는 명분의 이 수작(목의 살을 떼자는 것)은, 그러나 허탈할 정도로 미개한 처방전에서 비롯된 일이었기에 삼돌의 죽음을 더욱 꺼림칙하게 만든다. 최서해 작품의 전매특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