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관료주도 발전국가일까?

김석관
김석관 인증된 계정 · 기술혁신 연구자
2023/06/12
1. 엘리트 관료의 경쟁
며칠 전 서울대도서관 유튜브에 올라온 "제19회 저자와 함께하는 중앙도서관 북콘서트 -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권형기 교수편" 영상을 흥미롭게 봤다. 이 영상은 2021년에 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출판한 <Changes by Competition: The Evolution of the South Korean Developmental State>에 대한 강의와 질의 응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흥미로왔던 부분은(아마도 이 부분이 책의 main argument 인 것 같은데) 엘리트 관료 집단 내부의 경쟁이 한국의 발전국가 체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박정희 정권에서는 경제기획원과 상공부의 싸움이 서로를 잡아먹을듯이 치열했고, 이후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도 부처 간 경쟁은 주인공이 정통부, 과기부 등으로 바뀌면서 지속되었다고 한다. 단, 부처 엘리트 공무원들의 경쟁이 상호 파괴적이지는 않았고, 그때그때의 메가 트렌드를 잘 포착해서 정책 어젠다를 선점하고 주도하려는 경쟁으로 승화되어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이 강의는 평소 공무원들의 behavior를 접하면서 가졌던 느낌이나 의문, 그리고 주변에서 회자되는 술자리 잡담 같은 이야기 등을 한꺼번에 떠오르게 하였다. 그 중 어떤 질문은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잊어먹기 전에 몇 가지를 메모로 남기고자 한다. 

2. 늘공 vs. 어공
강의 후 질의응답 시간에 "발전국가가 끝났다고 하는 2000년대 이후에도 한국은 국가의 역할이 컸다. 그런데 딱히 무어라고 규정해야 할지 어렵다"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한 권교수님의 답변을 들으면서 혹시 "관료주도 발전국가"론을 형식화하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전국가론에서는 정부나 국가를 하나의 단위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정책 현장에서는 1)선출직 대통령, 2)임명직 공무원(어공), 3)행시를 통과한 관료들(늘공)로 구분해서 이야...
김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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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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