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문예감성 18호 2018년 가을호 굴뚝 전표건
2024/04/27
계간 문예감성 18호 2018년 가을호
굴뚝
전표건
하늘 향해
큰 입 벌려 기도를 한다
굴뚝같은 마음
창백해진 침묵의 아우성을
마음껏 밀어 올린다
구름 위에 닿거라
높은 하늘까지 날아가거라
바람 한 번으로 사라질 염원들
아궁이 앞에선
할머니와 손자가
도란도란 소원을 굽고 있다
콩탁 콩탁 거린다
잿더미 속에 수북이 쌓여 있는 사연들
크고 작은 나뭇가지가 어울려
힘없이 돌아가는 풍구 소리에
속삭이다가 울다가
까르르 웃으며 활활 사랑의 싹을 틔운다
설레는 가슴으로 주고받은 이야기
지난가을 찬바람에 떨어지는
사각사각 단풍 밟는 소리
사스락대는 억새길 추억
춘삼월 화로 위에 수북이 엮어 놨다.
그래도 못내 아쉬워 또 속삭인다.
차곡히 쌓여만 가는 주마등 같은 아궁이 속
빛은 바래도 검지도 하얗지도 않은
찐 한 굴뚝 향기는 그대 가슴속에 영원히
해는 서산...
굴뚝
전표건
하늘 향해
큰 입 벌려 기도를 한다
굴뚝같은 마음
창백해진 침묵의 아우성을
마음껏 밀어 올린다
구름 위에 닿거라
높은 하늘까지 날아가거라
바람 한 번으로 사라질 염원들
아궁이 앞에선
할머니와 손자가
도란도란 소원을 굽고 있다
콩탁 콩탁 거린다
잿더미 속에 수북이 쌓여 있는 사연들
크고 작은 나뭇가지가 어울려
힘없이 돌아가는 풍구 소리에
속삭이다가 울다가
까르르 웃으며 활활 사랑의 싹을 틔운다
설레는 가슴으로 주고받은 이야기
지난가을 찬바람에 떨어지는
사각사각 단풍 밟는 소리
사스락대는 억새길 추억
춘삼월 화로 위에 수북이 엮어 놨다.
그래도 못내 아쉬워 또 속삭인다.
차곡히 쌓여만 가는 주마등 같은 아궁이 속
빛은 바래도 검지도 하얗지도 않은
찐 한 굴뚝 향기는 그대 가슴속에 영원히
해는 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