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하늘
문하늘 · 20대 인문학 작가 및 강연가
2023/03/21
 여성가족부 폐지냐 존속이냐를 논하기에 앞서, 윤석열은 왜 이런 공약을 내세웠을까? 
답은 뻔하다. 2030 남자표를 얻기 위해서다. 뜨거운 감자인 남녀갈등 상황 속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만큼 효율적으로 통칭 '이대남'의 표를 얻을 7글자는 없었다.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 재점화된 건 지난 2022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의 공약으로 인해서다.
그는 페이스북에 아무런 부연설명 없이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글자를 올렸다. 반응은 뜨거웠다.
기사화도 많이 되었고, 심상정 역시 "여성가족부 강화"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맞대응할 정도였다. 이는 아마 2030 남성의 민심을 끌고 오기 위한 이준석의 수였다고 생각한다. 이준석은 sns를 공격적으로 잘 활용할 줄 알았고, 누구보다 2030 남성이 주목하는 문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이는 당시 23살이었던 내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주제였다. 나는 2011년부터 실행해 오던 셧다운제 세대였으니까. 

게임을 즐겨하던 나와 동 나이대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반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 어린 나이에도 학교에 가서 여성가족부 셧다운제에 대한 불만을 토했던 기억이 있다. 분명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좋은 정책도 있었을 테지만, 당연하게도 그 나이에 이들의 모든 정책을 알 수는 없었으리라. 다만 우리 일상에 직접적인 변화를 준 것은 '셧다운제'라는 정책이었고, 정확히는 변화보단 피해라고 여겼다.
우리에게 해를 가한 여성가족부는 말 그대로 '악당'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어릴 적 악당은 추억 속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하기 전까지는. 

문재인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선언을 바탕으로 각종 여성 단체의 목소리가 비교적 커질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페미니즘 정부를 제대로 실천했는가는 둘째 치더라도, 당시 젠더 갈등 문제가 수 없이 일어났던 것으로 보면 적어도 극단적 페미니즘 성향을 가지고 있는 단체들의 최초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다만 항상 그렇듯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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