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게 손가락에 분노하기 전에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위기를 앞두고 혼자되지 않는 나라
2023/11/29
집게 손가락 논란의 시작은 메갈리아였다. 혜화역에서 여성활동가들이 저주에 가까운 욕설을 퍼부으며 시위할 즈음, 메갈리아는 집게 손가락 자세를 로고로 쓰며 대놓고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조롱한 적이 있다. 메갈리아를 따라서 여러 과격한 페미니스트가 일러스트와 유튜브 영상에 집게 손가락 자세를 넣어서 싸움을 키웠다. 이후 인터넷에서 그 흔한 손가락 자세는 지나가던 남자의 볼을 꼬집는 것과 같은 위험한 행위가 되었다. 

그런데 메갈리아 같은 과격한 페미니즘이 등장한 데에는 사회문제에 무관심한 사람의 책임도 있다. 과격한 페미니즘 운동은 아무런 맥락 없이 허공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원인은 여성의 불안과 상처에 둔감한 사회였다. 그런 사회를 바꾸는 데에 동참하지 않은 모두는 여성운동이 과격해진 데에 어느정도 책임을 공유한다. 여기서 말하는 책임은 법적인 것이 아니라 시민적인 것이다. 민주공화국 시민은 누구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질 의무가 있다. 그 의무를 방기했다면, 사회문제의 직접적인 가해자라고 할 수는 없어도 도의적인 방관자라고 할 수는 있다.

물론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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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를 연구하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분별 없는 개인화와 각자도생 정신에 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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